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는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 예술과기술융합지원사업 지원금 특혜 논란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반박했던 데 대해 “‘너무 나서는 거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는 걸 안다”면서도 “그런데 저로선 어쩔 수 없으니 공개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준용씨는 23일 공개된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불편하게 느끼시는 분들이 당연히 많을 거고, 그런 분들에겐 정말 죄송스럽다”며 “왜 그런지 정확하게 알고 있고, 그 선을 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원금 6,900만원을 받은 사실을 먼저 공개한 것과 관련 “저는 제가 요리를 기다리는 물고기 같다는 생각을 한다”며 “어항에 딱 갇혀있다가 (야당에서) 원할 때 꺼내서 원하는 방식으로 요리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많이 당했으니까, 이번엔 먼저 선수를 친 게 맞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뭘 하든지 꼭 특혜 논란이 일더라. 아버지가 정치하시면서 계속 그렇게 살았고 실력 폄하를 당했다”며 “솔직히 화도 난다. 그래서 그렇지 않다, 특혜가 아니란 걸 좀 밝히고 싶었다”는 속마음을 털어놨다.
준용씨는 “미술 지원금은 재난지원금처럼 어려운 사람을 도우라는 게 아닌 역량 있는 작가의 창작을 지원하는 게 목적”이라며 “저한테 남는 게 아니라, (미술) 생태계에 있는 분들에게 다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하는 건 실험 예술이기 때문에 제작비는 많이 들지만 돈은 안 된다. 그래서 민간 지원이 별로 없다”고 지원 이유를 밝혔다. 그는 “뭘 해도 특혜라는 비판, 선입견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그러나 저는 아버지 당선 전부터 충분한 실적을 쌓았고, 그게 미술 지원금의 주요 심사항목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준용씨는 대통령의 아들로서 지원 자체에 부담을 느낀다고 인정하면서도 “어쩔 수가 없다. (대통령) 임기가 끝나고 지원하면 되지 않냐고 하시는데, 나이 많으면 사실 지원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지금 좋은 작품 아이디어가 있는데, 아버지 퇴임 뒤로 미루라는 건 작가에겐 너무 가혹한 얘기”라고 부연했다.
문예위 지원금 논란으로 설전을 벌인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개인적으로 밉냐는 질문에는 “저도 지금 먹고 살자고 제 살 깎아먹으면서 SNS 하는 거고, 그 분도 먹고 살려고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서로 그게 직업처럼 되어버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인이니까 이해는 하는데, 다만 페어플레이를 좀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대통령의 아들이 SNS로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게 오히려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냐는 물음에는 “제가 원해서 공인이 된 게 아니고 비자발적인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그걸로 제가 이익을 얻거나 어떤 혜택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공인으로서 선을 넘은 게 아니냐는 말만 한다”며 “정치인들이 먼저 조장한 게 문제인데, 그 부분은 지적을 안 하고 내용이 틀린지 맞는지도 잘 확인을 안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최소한도로 팩트를 좀 알리자, 제가 SNS 쓰는 게 주로 그런 식”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 부부가 SNS 활동을 말리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저도 (부모님을) 자주 못 뵙는데, 만나면 재미있는 얘기를 하고 싶다”며 “이런 얘기는 서로 안하려고 한다. 부모님은 히스토리를 아시니까 아무 얘기 안 하신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참모의 자제 요청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그는 “(아버지의 정치활동이) 작가로서 내 삶에 영향을 미치겠구나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기쁘면서 한편으론 두렵기도 했다. 아버지가 잘 하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가족들은 오랜 시간 (정치적 부담을) 견뎌야 하고, 그게 퇴임한다고 끝나는 게 아닐텐데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 두려웠다”는 속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인 본인이 아니라 그 자녀를 공격하는 정치문화는 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정치문화가) 젊은 친구에겐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완전히 갉아먹는 것이 될 수 있다”며 “본인 실력을 폄훼당해도 그걸 증명할 방법이 없다. 아직 어린 당사자에겐 그게 얼마나 큰 고통일지 헤아려 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재차 “국민들께는 송구하고, 대통령 아들로서 좀 조용히 살고 싶고, 또 조용히 사는 게 도리라는 생각은 한다”면서도 “저로선 SNS를 완전히 안 할 수는 없다. 어쨌든 조금이라도 진실을 알릴 수 있으니까 최소한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문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선 “보통 한국의 아버지와 아들 관계”라고 했다. 이어 “다만 평소 대화할 때 아버지는 논리를 중시하시는데 저는 그렇지 않으니 약간 잘 안 통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준용씨는 인터뷰 말미에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난 후 작가로서의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나중엔 객관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한다”며 “궁극적인 목표는, 이 분야에서 최고 작가가 되는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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