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야권 잠룡으로 분류돼온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23일 "환골탈태를 이쪽이든 저쪽이든 한다면 힘을 합칠 수 있다"며 여권 합류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과도 함께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자기를 향한 엄청난 환골탈태를 먼저 하는 쪽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완전한 환골탈태를 해야 한다"며 "제가 양쪽에다가도 그런 메시지를 주면서 그런 얘기를 했다. '쉽지 않을 거다. 왜냐하면 기득권 못 내려놓을 것'(이라고 했다)"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부총리는 "사회적 대타협을 위해 필요한 게 정치 대타협"이라며 "지금의 견고한 양당 구조를 깨는 문제, 금기를 깨는 기득권 내려놓기(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김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출신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향해 "단순히 정권과의 대립각이나 분노를 결집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며 연일 공세를 이어갔다. 다만 민주당의 총선용 위성정당에 참여한 시대전환의 합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측근의 입장문을 통해 "김 전 부총리가 말하는 새로운 정치 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특정 정당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날 한 언론은 김 전 부총리가 제3지대에서 조정훈 의원이 몸담은 1인 정당인 시대전환과 함께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 의원은 과거 세계은행에서 김 전 부총리와 함께 일했던 인연으로,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SNS에 "김동연 씨가 정치 현장에 뛰어들어 대선에 출마하려면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의 대열에 설 것인지, 현 정권의 연장에 부역하는 노릇을 할 것인지부터 밝혀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문재인 수구 좌파 정권의 교체를 원하는 국민은 50%를 넘고, 정권 연장을 바라는 국민은 40% 정도"라며 "정권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애매한 언사로 기회만 엿보다가는 끝내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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