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3일 국회 상임위원장 재배분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민주당이 독식했던 상임위원장 몫이 21대 국회가 구성된 지 1년 2개월 만에 의석수를 반영한 구조로 정상화됐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연쇄 회동하고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몫을 11 대 7로 배분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은 전반기에 운영위·법사위·기재위·과방위·외통위·국방위·행안위·산자위·복지위·정보위·여가위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국민의힘은 정무위·교육위·문체위·농림축산위·환노위·국토교통위·예결특위 등 7개 위원장을 맡는다.
특히 내년 대선 이후인 21대 국회 후반기의 법사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차지하게 됐다. 여야는 상임위의 상왕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과 관련해 120일이었던 기존 심사 기간을 60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법사위가 체계와 자구 심사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강제하는 법률 조항도 신설하기로 했다.
윤 원내대표는 “그동안 법사위원회의 체계자구심사권한이 다른 상임위에 갑질을 한다는 오명을 쓰고 있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법사위의 기능을 개선해 정상적인 상임위가 될 수 있는 단초를 열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21대 국회를 시작하면서 많은 진통 끝에 매우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원 구성이 이뤄졌다”며 “이제 정상으로 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여야가 상임위 배분을 합의했다”고 말했다.
여야는 다음 달 25일 본회의를 열어 부의장과 7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법사위 자구 심사 기간과 권한을 축소하는 개정안도 같은 날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는 지난해 4·15 총선 이후 법사위원장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대립을 이어간 결과 원 구성 협상이 번번이 결렬됐다. 민주당은 지난해 6월 자당 의원들로 18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하며 야당 몫 국회 부의장을 선출하지 않았다.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민주당은 이후 임대차 3법 등을 단독으로 밀어붙였고 그 결과 거대 여당의 독주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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