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경기) 경기장이 마치 ‘전쟁터’ 같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야후스포츠의 칼럼니스트 댄 웨트젤은 ‘일본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날씨에 대해 거짓말을 했고, 선수들이 그 대가를 치렀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남자 트라이애슬론 경기는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오전 6시 30분부터 시작했지만, (조직위는) 섭씨 30도, 습도 67%를 어떤 선수도 이길 수 없다는 걸 증명했다”고 썼다. 실제로 이날 트라이애슬론 결승선을 통과한 대다수의 선수가 고통을 호소했고, 일부는 경기장에서 구토를 하기도 했다. 그는 “선수들이 바닥에 엉켜있고 트레이너는 그들을 도우려고 뛰어다녔다. 그곳은 전쟁터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웨트젤은 일본 측이 “온화하고 화창한 날씨가 지속되는 이 시기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게 이상적인 기후를 제공한다”고 안내해왔다고 지적하며 “이게 이상적인 기후인가. 7월의 도쿄에서?”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어 그는 “어떤 일본인도 문제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며 “날씨 정보를 거짓으로 전한 일본은 모두에게 사과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테니스 스타 노박 조코비치도 일본의 무더위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실제로 경기하기에 어려운 것이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왜 승인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모든 선수가 같은 상황이라는 것은 변명”이라면서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경쟁하기 위해 평생 훈련했고 최적의 경기력을 위한 상황을 기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실외 경기하기에 좋지 않은 날씨라는 점을 알았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그들은 거짓말인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워트젤은 칼럼에서 IOC와 미디어의 관계도 언급했다. 그는 “하계 올림픽은 대개 7월 중순부터 8월 말에 진행된다”며 “이 때가 주요 올림픽 중계사인 NBC가 NFL 등 대형 스포츠 경기와 경쟁할 필요가 없는 시기”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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