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이 막힌 채 맞는 두 번째 여름 휴가철. 언제가 될지 모르는 해외여행 재개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은 세계 곳곳의 여행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교적 인적이 드문 섬으로 관심이 쏠리는 것 역시 공통된 현상이다. 당장은 떠날 수 없지만 언젠가 코로나19가 끝나면 찾아갈 만한 해외여행지로 필리핀의 숨겨진 보석 시아르가오를 소개한다.
필리핀 7,641개의 섬 중 하나인 시아르가오는 국내 여행객들에게는 생소한 곳이다. 이곳이 처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서핑 때문이다. 시아르가오는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전 세계 서퍼들이 몰려들던 ‘서핑의 천국’이었다. 여행객들의 발길은 뜸해졌지만 올해 시아르가오가 타임지 선정 ‘2021년 세계 100대 명소’에 포함됐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타임은 올해 특히 환경 평가에 중점을 뒀다.
시아르가오는 보라카이·팔라완 등과 달리 사람의 손때를 타지 않은 자연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일명 ‘야자수 파도’로 불리는 코코넛 트리 팜 데크가 대표적이다. 광활한 대지 위에 코코넛 나무가 끝도 없이 펼쳐진 곳이다. 천연 수영장 ‘마푸푼코 락 풀’은 열대우림과 바위가 만들어낸 자연 수영장이다. 바다와 분리된 공간에 밀물 때마다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수영장이 만들어진다. 바위 위에서 다이빙을 즐기는 사진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시아르가오에서는 서핑을 빼놓을 수 없다. 대표적인 서핑 포인트는 ‘클라우드 나인’과 ‘숙바 라군’ 두 곳이다. 그중에서도 클라우드 나인은 전 세계 서핑 마니아들이 찾는 최고의 서핑 포인트로 매년 서핑 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클라우드 나인이 거친 파도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 숙바 라군은 액티비티의 성지다. 잔잔한 파도가 이어지는 숙바 라군에서는 서핑뿐만 아니라 스노클링·카약·패들보드 등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코코넛 숲 사이를 흐르는 ‘마신강’, 자연 싱크홀 속 수영장 ‘타양반 동굴’, 흰모래 해변인 ‘퍼시픽코 비치’ 등 자연이 만들어낸 그림 같은 풍경을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동쪽으로 800㎞가량 떨어진 시아르가오에 가려면 세부나 마닐라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 정도 이동해야 한다. 개별 여행은 물론 국내외 여행사가 판매하는 상품도 있다. 다만 아직까지 여행 목적의 필리핀 입국은 금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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