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7일 야당 몫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2명에 대한 추천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방심위원 9명의 인선 절차가 모두 마무리 돼 방심위는 약 6개월 만에 정상 가동된다.
국회 과방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5기 ‘방송통신심의위원 추천의 건’을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에 할당된 방심위원 후보로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과 이상휘 세명대 교수 등 2명을 추천했다. 김 부소장은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상근특보를, 이 교수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바 있다.
방심위는 지난 1월 말 방심위 4기 위원들이 임기 만료로 퇴임했지만 여야 간 합의 불발로 후임을 뽑지 않아 약 6개월 간 업무 공백 상태를 빚었다. 이원욱 과방위원장은 “지금까지 16만8,000여 건의 심의가 밀렸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에 관련된 것도 7,600여 건이 심의를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늦었지만 추천을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밀려있는 현안들을 조속히 처리해 공정하고 올바른 방송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정연주 방심위원장을 둘러싼 신경전은 계속됐다. 추천안 가결 직후 여야 각 의원 1명씩 대표로 이뤄진 의사 진행 발언에서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과방위 위원이라면 방심위라는 기구가 대선을 앞두고 얼마나 공정하게 심의 기능을 발휘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정 위원장은 최근까지도 보수 언론에 대해 증오에 가까운 편향된 언론관을 숱하게 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위원장의 두 아들이 미국 국적자로 병역을 면제받은 일을 거론하며 “방송계, 언론계의 조국이라고도 불린다”고도 비판했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위원장이 KBS 사장 재임 시절 이명박 정권이 들어오면서 부당하게 배임 혐의를 걸어 해임당했다”며 “결국 대법원까지 가서 전혀 혐의 없음이 드러나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고 옹호했다. 이어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후보들도 정치적 편향성이 많은 분”이라며 “그러나 야당 추천 위원을 굳이 반대해서 정치적 논란으로 삼고 싶지 않다. 이미 임명됐고 여야 간, 청와대에서 추천한 것은 법에 따라 한 것이므로 시비를 안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의원은 MBC가 최근 도쿄올림픽 중계 영상에서 부적절한 영상과 자막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 ‘MBC사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내자고 제안했다. 과방위는 여야 간사 협의가 이뤄지면 회의를 열고 해당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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