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7일 열린 가운데 김 후보자의 정책 방향과 다주택 보유 논란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김 후보자는 청문회 정책 소견 발표에서 서울 지역 내 공공주택을 확보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의 일환으로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 등 중앙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도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택지 고갈로 서울 지역에서 공공주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시가지 정비사업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공공재개발 및 중앙 정부 공급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공공주택 확보를 통한 시민 주거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주거복지사업의 효율화도 약속했다. 김 후보자는 “공사가 관리하는 임대주택의 재고가 24만호에 이르고 있고 준공 후 30년이 넘어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이 필요한 주택도 늘고 있다. 매입임대주택이 증가하면서 지역별 분산관리의 어려움도 가중됐다”며 “서울시와 협력해 매입임대주택 관리분야를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땅 투기 논란에서 비롯한 공기업 신뢰 추락 문제와 관련해서도 “공사 임직원에 대하여 강력한 투기방지대책을 실시하고 청렴도 제고를 통하여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위원들의 맹공이 이어졌다. 특히 김 후보자의 다주택 보유 문제를 비롯해 모친에게 돈을 빌려주고 차용증을 쓰지 않은 점, 모친에게 임대한 상가의 임대소득세를 일부 누락한 점 등이 문제점으로 언급됐다.
김 후보자는 강남구와 서초구에 아파트와 상가 등을 소유하고 있다는 지적에 “저는 이미 집을 갖고 있고, 제 연배상 지금보다 내 집 마련이 쉬웠으며 주택 가격이 오름으로써 자산이 늘어나는 일종의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고 답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집을 산 사람은 산 사람대로 세금 부담이 커졌고 집이 없는 사람은 없는 사람대로 전세물량이 마르고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이라 많은 사람들이 주택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속가능한 공급과 정부의 정책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지난해 수도권 주택공급을 골자로 하는 3기 신도시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명한 만큼 ‘공공주택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김 후보자의 약속에 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해 경기 고양 국회의원으로 출마했을 당시 김 후보자가 행복주택 등 공공주택을 공급해 정부가 지역구 집값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는 만큼 공공주택 공급을 해야 하는 SH공사 사장으로서의 자질에 의구심이 생긴다는 취지의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