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한 스포츠 해설자가 도쿄올림픽 경기 생방송 도중 한국 선수를 상대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퇴출당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은 현지 언론을 인용해 그리스의 국영방송사 ERT 텔레비전이 이날 도쿄올림픽 탁구 경기 해설 중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저널리스트 출신 해설자 디모스테니스 카르모이리스와 방송 계약을 종료한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발언은 남자 탁구 단식 경기에서 우리나라 정영식 선수가 그리스의 파나지오티스 지오니스에 4-3으로 역전승해 16강행이 확정된 직후 나왔다. 캐스터가 한국 선수의 기술을 평가해달라고 하자, 카르모이리스는 “그 작은 눈을 (탁구)공이 왔다갔다 하는 것을 어떻게 볼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서양인들이 이른바 ‘눈 찢기’로 동양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의 발언이다. 발언 이후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카르모이리스의 발언을 성토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항의 글이 쏟아지자 ERT는 몇 시간 뒤 성명을 내어 “공영 방송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은 설 자리가 없다”며 “카르모리아스와의 협업은 오늘부로 끝났다”고 밝혔다.
앞서 카르이리스는 지난 26일에도 자국 선수가 사격 종목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올리자 “경기를 완전히 망쳐버렸다”고 말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한편 정영식은 지난 27일 열린 16강전에서 유럽 챔피언인 독일의 티모 볼을 꺾고 8강에 올랐다. 그는 오는 28일 오전 11시, 중국의 젠동과 준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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