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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모가디슈' 류승완의 내공이 불을 뿜었다…활활





영화 '모기다슈' 스틸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깔끔하다. 복잡다단하지 않다. 타격감 있는 액션에 오락성, 휴머니즘을 다 챙기면서도 절제의 미학을 발휘했다. 어느 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공들인 티가 난다. 뻔한 것을 뻔하지 않게 만들었다. 류승완 감독의 내공이 온전하게 빛을 발했다.

‘모가디슈’는 류승완 감독과 영화 ‘베를린’ 제작진이 모여 해외 올 로케이션의 노하우를 집약한 작품으로, 90년대 초반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이야기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30년 전, 대한민국과 북한이 UN 가입을 위해 소말리아에 각자 외교 총력전을 펼치던 때를 배경으로 한다. 대한민국보다 20년 먼저 아프리카에서 외교 활동을 하던 북한 림용수 대사(허준호)를 따라잡기 위해 대한민국 한신성 대사(김윤석)도 고군분투하지만 쉽지 않다. 그러던 중 내전 상황에 맞닥뜨리자 북한 대사관 가족들은 대한민국 대사관에 도움을 청하게 되고, 그 순간 생존을 목표로 힘을 합쳐 위기를 헤쳐나간다.

작품은 100% 올 로케이션으로 이뤄져 리얼리티가 배가된다. 90년대 소말리아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아프리카 모로코를 촬영지로 선택, 세트만으로 흉내 낼 수 없는 이국적인 풍경과 생생함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영화 내내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는 배우들의 모습은 그곳의 열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장장 4개월 동안 그곳에서 생활하며 현장감을 익혔고, 수백 명의 외국 배우들과 호흡했다. 수백 명의 외국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실제 같은 내전 상황을 그리기 위해 수많은 작업을 거쳤다고. 널브러져 있는 수십 명의 시체들과 소총을 들고 위협하는 소말리아 소년들의 모습은 전쟁의 상흔을 와닿게 한다.

영화 '모기다슈' 스틸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류승완 표 액션은 깔끔하고 과장되지 않는다. 이도 저도 못 가고 철저히 고립된 상황에서 벌어지는 총격전은 극도의 긴장감을 이끈다. 의지할 수 있는 건 말이 통하는 서로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드라마로 확장되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특히 제한 시간 30분을 남겨놓고 벌어지는 카체이싱 클라이맥스는 저절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일촉즉발 상황에서 탈출에 대한 절박함, 긴박함이 고스란히 느껴져 어느샌가 그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모가디슈’의 가장 큰 장점이자 강점은 ‘뻔함’을 탈피했다는 것이다. 남북 관계라는 소재만으로 예상되는 지점들을 노련하고 세련되게 승화시켰다. 신파의 느끼함은 없고 담백하다. 국가와 이념의 차이를 뛰어넘어 생존에 집중했던 이들의 선택에만 초점을 맞췄다. 억지 눈물 짜내기식으로 감정을 이끌어내지 않고, 잔잔한 파장만 일으킨다. 관객에게 감정을 주입하지 않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여운을 남긴다.



배우들의 합도 조화롭다.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등 베테랑 배우들이 모였지만 누구 하나 튀거나 동떨어져있다는 느낌이 없다. 대한민국 대사관 한신성 대사(김윤석), 안기부 출신 정보 요원 강대진 참사관(조인성), 북한 림용수 대사(허준호), 북한 태준기 참사관(구교환)은 성격과 성향이 전혀 다른 캐릭터들이지만, 이들은 캐릭터의 개성에 치우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들어 균형을 맞췄다. 여기에 김소진, 정만식, 김재화, 박경혜 등 다인원의 캐릭터들이 스쳐 지나가는데 그치지 않고, 저마다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모가디슈’는 코로나19로 한국 영화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때, 과감하게 극장행을 선택했다. 운좋게도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에 해외 로케이션을 마쳤으나, 길어진 후반 작업으로 인해 ‘모가디슈’도 코로나19에 직면한 상황. 류 감독은 물론 배우들까지 “꼭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라는 데 의견을 모아 계획대로 개봉을 진행한다. 아이맥스와, 돌비 애트모스 버전 등으로도 상영하며 관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영화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28일 개봉.

영화 '모기다슈' 스틸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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