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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짐 싸는 애널리스트들

박시진 증권부 기자





“요즘은 제 업무가 리서치센터 운영인지, 인사팀 소속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최근 만난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애널리스트들의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대형사, 중소형사 할 것 없이 애널리스트들의 이탈이 이어지며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데, 애널리스트들에게 연봉과 처우 등을 맞춰 주기가 어려워 사람 구하기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꽃’으로 불리던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은행(IB), 벤처캐피탈(VC) 사업부문을 비롯해 다른 사업부나 증권사로 옮기는가 하면 아예 스타트업,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 바이오업체 등으로 업을 바꾸고 있다. 기업과 섹터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업황에 대한 인사이트를 갖춘 베테랑 애널리스트일 수록 러브콜을 받는 영역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애널리스트의 이직이 이어지는 것은 이전보다 연봉이 줄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처우가 예전같지 않다는 점과 업무 부담이 늘어난 것도 한 몫 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애널리스트의 연봉을 올려 주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통상적으로 애널리스트는 기관투자가에게 자신의 뷰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근 기관투자가들의 직접투자가 늘어나며 애널리스트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178조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은 코스피에 이어 코스닥 종목에서도 직접 투자 비중을 대폭 늘리기로 했고, 다른 연기금들도 직접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특히 연기금들은 애널리스트를 직접 스카웃하며 자체적인 분석에 나서며 증권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상황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의 등장 역시 애널리스트의 입지를 점차 줄어들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각자 고육지책 마련에 나섰다. 5년 이상 근무한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안식년 휴가를 제공하는가 하면 능력에 따른 연봉제, 가족에 대한 지원제도 강화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리서치센터 운영 방향 자체가 변화하지 않는 한 이러한 대책들은 변죽을 울릴 수 밖에 없다. 개인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애널리스트도 더 이상 기관이 아닌 개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업무를 세분화 해 기존 업무 부담을 줄이고, 평가 방식을 바꾸는 등 변화를 꾀해야 ‘애널리스트 품귀현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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