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금메달을 따도 이상하지 않을 ‘女벤져스’ 여자 골프 대표팀이 마침내 도쿄에 입성했다.
31일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 입국장. 9홀을 돌고도 남을 시간인 약 3시간의 수속과 검사를 거쳐야 했지만 대표팀 표정은 밝았다.
박세리(44) 감독은 “마음 같아서는 금·은·동메달을 다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지만 이번 올림픽은 아무래도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메달 색깔과 상관없이 아무 탈 없이 잘 마무리하고 귀국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도 감독으로 함께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그는 “선수들 컨디션이 괜찮은 편이다. 대회에 계속 출전했기 때문에 감각도 살아있어서 내일(1일)부터 준비를 잘 하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고 밝혔다.
‘골프 여제’ 박인비(33)는 리우 대회 금메달에 이어 올림픽 2연패 대기록에 도전한다. “메달 각오를 말하기는 이르지만 확실히 5년 전 올림픽보다 컨디션은 좋다”고 말한 그는 “(프랑스 에비앙 챔피언십 뒤) 국내에서 3~4일 쉬고 들어왔다. 올림픽 경험이 한 번 있기 때문에 그때의 경험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퍼트 달인’으로 통하는 박인비는 “코스 관리가 잘 돼있는 것 같다. 그린도 상당히 좋은 것 같다”는 말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표팀 중 세계 랭킹(2위)이 가장 높은 고진영(26)은 “드디어 (도쿄에) 왔구나 싶다. 실감이 난다”며 “한국보다 그래도 덜 더운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세영(28)도 박인비처럼 ‘올림픽 경험자’다. 리우 대회 1라운드에 박인비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지만 이후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그동안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굳은 각오를 밝혀온 그는 “이제 시작이다.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있는 동안 몸 관리에 중점을 두고 부지런히 피트니스 센터에 다녔다”고 소개했다. 김효주(26)는 세계 랭킹 순으로 대표팀 중 도쿄 행 막차를 탔다. 그는 “어렵게 잡은 기회인 만큼 더 잘 해보겠다. 일본 하늘에 태극기를 날리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 4명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 횟수를 더하면 총 45승이다. 박인비가 21승을 올렸고 김세영 12승, 고진영 8승, 김효주 4승이다.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CC에서 열리는 여자 골프는 8월 4일 시작돼 올림픽 폐막 하루 전인 7일에 끝난다. 한국 선수들은 1일부터 대회장 드라이빙 레인지를 찾아 샷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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