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한 피의자에 대해 앞으로 검찰이 직접 면담과 조사를 거쳐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사법 통제 및 인권 보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1일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26일부터 경찰이 신청한 사전 구속영장을 대상으로 피의자 직접 면담제의 본격 시행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그간 검찰은 경찰이 사후 구속영장을 신청했을 때만 전화로 피의자의 변론을 들었을 뿐 사전 구속영장에 대해선 피의자에게 별도의 변론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경찰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한 피의자는 서울중앙지검 15층에 임시로 마련된 ‘구속영장 면담조사실’에서 검사와 직접 만나 면담 및 조사의 기회를 추가로 갖는다. 피의자가 질병 등의 사유로 출석이 곤란한 경우에는 전화나 화상 면담으로 대신한다. 서울중앙지검은 추후 리모델링을 통해 총 2개의 ‘구속영장 면담조사실’을 만들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은 면담 시 변호인의 참여권과 의견 진술권을 충분히 보장하고, 필요한 경우 구속영장을 신청한 사법경찰관에게 의견을 제시할 기회도 부여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영장전담 부서인 인권보호부뿐만 아니라 각 차장 산하 사건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심사하는 경우에도 같이 적용된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검찰 면담제 실시를 통해 영장심사를 강화하고 피의자 및 변호인의 변론권을 보장함으로써 부당한 인신 구속을 미연에 방지하는 등 사법 통제와 인권 보호라는 검찰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제도 시행 후 닷새 동안 경찰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한 피의자 4명에 대한 직접 면담 및 조사를 실시했다. 또 제도 시행 당일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 등 변호사 단체에도 관련 내용을 공문으로 안내해 변론 활동에 참고하도록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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