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통을 방치해 병원까지 가지 않으려면 초기 관리가 중요하지요. 통증을 없애는 데 물리적 자극이 꼭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해 미세 전류를 이용한 관리 도구를 개발했습니다.”
통증 관리 기술 스타트업 스트릭의 오환경(41·사진) 대표가 1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통증 부위를 문지르는 데 그치지 않고 미세 전류·진동을 이용해 근조직 재생을 돕는 기술로 국내외 홈케어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릭이 개발한 ‘스트릭프로’는 일종의 마사지 기구다. 지하철 손잡이처럼 생긴 기구는 원통 모양의 손잡이와 피부에 문지르는 매끈한 스테인리스 날(블레이드)로 이뤄져 있다. 날 부분에서는 180㎂(마이크로암페어) 수준의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미세 전류가 나온다.
오 대표는 “통증 부위를 2~3분 정도 문지르고 긁어 엉킨 근조직을 풀고 미세 전류·진동으로 혈관을 자극해 혈류를 늘린다”며 “근조직 재생을 촉진해 통증의 원인을 제거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스트릭프로 개발에는 물리치료사 면허를 가진 오 대표가 10여 년 동안 환자를 돌보면서 축적된 경험·지식이 바탕이 됐다. 일반적인 근육통은 손상된 근육 흉터가 뭉친 덩어리(트리거 포인트)가 혈관과 신경을 눌러 생긴다. 오 대표는 이 덩어리에 인위적 미세 손상을 줘 빠른 회복을 돕도록 하는 물리치료 분야의 ‘근막이완치료(IASTM)’ 원리를 응용해 지난 2019년 스트릭프로를 개발했다.
그는 “미국 등 해외에서는 통증 클리닉에서 IASTM 기구로 물리치료를 받지만 치료비가 건당 수십만 원에 달하고 단순한 막대기 모양의 도구도 수백만 원에 국내로 수입되고 있다”며 “미세 전류를 이용해 집에서 관리 가능한 도구는 스트릭프로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먼저 해외 소비자 평가부터 받았다. 2019년 미국 최대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서 크라우드펀딩으로 약 4억 원을 모았다. 73개국 2,900여 명이 공모에 참여했다. 이후 2년여 동안 미국·홍콩 등에 약 5,000개를 수출했다. 지난해 1월 국내에서도 첫 출시 이후 1만 2,000여 개가 팔렸다.
그는 “통증 치료 경험이 많은 해외 현지인들은 10만~20만 원대 미세 전류 기구로 집에서도 마사지가 가능하다는 점에 호응하고 있다”며 “운동 후 나타나는 지연성 근육통에도 효과가 알려져 현재 국내 배구 등 7개 프로 구단에서도 사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에서 물리치료학을 전공한 후 병원 등에서 물리치료사로 근무한 오 대표는 스트릭이 두 번째 창업이다. 자세 교정 쿠션·방석 등을 판매하는 쇼핑몰을 공동 창업한 후 통증 관리 도구의 시장성을 확신한 그는 쇼핑몰에서 나와 2019년 스트릭을 세웠다. 오 대표가 성능·디자인 개발에 참여한 미세 전류·진동 기술 관련 특허는 미중일 등 국내외 9건이 등록, 4건이 출원돼 있다.
오 대표는 하반기 보급형을 추가로 내놓고 스트레칭 방법 등을 교육·안내하는 전용 애플리케이션도 오픈하기로 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이 쉽지 않아 비대면 통증 관리 수요가 늘고 있다”며 “악화되기 전에 스스로 통증을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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