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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2명, AZ 두번 다 맞았는데 감염…'백신 방어막'에 균열

■'델타 플러스' 국내서도 비상

접종 635만명중 128명 '델타변이'

돌파감염중 11%서 델타변이 검출

백신마저 뚫리자 무력화 우려 커져

전문가들 "백신이 감염 큰 폭 낮춰

고령층 접종·부스터샷 서둘러야"

3일 서울 광진구 자양체육관에 마련된 광진구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마친 뒤 이상 반응 모니터링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발생한 1,000건 이상의 돌파감염(백신 접종 완료 후 코로나19 확진자) 중 10% 이상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에 처음 발생한 델타 플러스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2명도 백신 접종을 완료한 후 감염돼 백신 방어막이 델타 변이에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대대적으로 접종을 완료한 요양 병원에서 10여 명의 돌파감염 집단 발생 사례가 나오면서 고령층에 대한 부스터샷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델타 변이가 ‘집단면역’ 속도와 효과를 늦출 것으로 예상하면서 4차 대유행 현상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방역 당국은 물론 전문가들도 백신이 확진자의 증상이 심각해지는 중증화를 낮추는 효과는 명백한 만큼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3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국내에서 확인된 델타 플러스 확진자 중 1건은 40대 남성으로 지난달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해외여행 경력이 없고 아직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역학조사에서 이 남성의 동거 가족 3명 중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지역사회 노출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델타 플러스 확진자는 지난달 23일 미국에서 입국한 해외 유입 사례다.

델타 플러스는 기존 델타 변이의 하위 범주 바이러스다. 중화능 저해 효과(백신 기피 효과)는 비변이의 2.7~5.4배로 델타 변이와 수치상 큰 차이가 없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영국 등은 델타 플러스를 별도로 분류하지 않고 델타 변이의 하위 그룹으로 묶어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델타 플러스가 속한 델타 변이의 백신 무력화 가능성이다. 방대본 조사에 따르면 전체 접종 완료자 635만 6,326명 중 돌파감염 추정 사례는 1,132명이며 이 중 128명의 유전자분석에서 델타 변이가 검출됐다. 돌파감염 사례 중 11%에 해당하는 수치로 알파 변이(21건)의 약 6배에 달한다. 이번에 발생한 델타 플러스 확진자 2명 역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하고 14일이 지난 상황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최근 공개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델타 변이 감염자 중 백신 접종자의 바이러스 평균 배출량(Ct값)은 21.9로 백신 미접종자(21.5)와 유사하다.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이 델타 변이에 감염됐을 경우 접촉자 등 주변에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정도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과 비슷하다는 의미다. 주변 전파력에서 백신이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셈이다. 또한 감염 예방 효과가 96%로 가장 높은 화이자도 델타 변이에 대해서는 효과가 88%로 떨어지고 AZ는 76%에서 67%로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델타 변이 확산을 감안해 고위험군 중 미접종자들을 설득해 접종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역 당국은 올 상반기 대대적으로 고령층과 요양 병원 입소자 등 감염병 취약 계층에 대한 예방접종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60~74세 미접종 고령층은 148만 명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 2일 오후 8시부터 오는 31일까지 이들의 사전예약을 받고 있지만 3일 0시 기준 예약자는 7만 4,000명으로 5%에 불과한 상황이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델타 변이가 등장하면서 백신 접종으로 유행을 한 번에 차단하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진 게 사실”이라면서도 “백신 접종을 할 경우 감염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큰 폭으로 감소하고 사망 확률도 낮아지는 만큼 중증화 예방 효과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2~5월 중 접종을 마친 고령층의 부스터샷(추가 접종)도 서둘러야 한다. 방역 당국은 오는 4분기 중 전 국민 접종을 완료한 후에 부스터샷을 시작할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강서구·관악구 요양 병원 집단감염 확진자 21명 중 12명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고령층이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고위험군 밀집 시설의 재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젊은 층보다는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생명에 지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기저 질환자와 고위험군의 부스터샷 접종이 더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 교수는 “50대 2차 접종을 빠르게 마치고 기저 질환자, 60세 이상의 미접종자를 설득해 접종하는 게 중요하다”며 “아울러 방역의 방향을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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