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당국 수장이 현재 암호화폐 시장을 과거 미국 ‘서부 무법지대(Wild west)’와 비교하며 더욱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아스펜 안보 포럼에서 연설을 통해 “암호화폐 시장에서 투자자 보호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솔직히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서부 무법지대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어 “SEC는 암호화폐 규제를 위해 최대한 진전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해 ‘고강도 규제’를 예고했다.
특히 겐슬러 위원장은 “사기와 범죄자에 의한 악용으로 가득 차 있다”며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겐슬러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전방위 규제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기조와 일맥 상통한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19일 스테이블(Stable) 코인 규제를 위해 금융시장 대통령 실무그룹(PWG) 회의를 소집한 바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달러 같은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돼 다른 암호화폐처럼 가격이 급등락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바이든 정부는 이마저 ‘위험한 자산’으로 보고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겐슬러 위원장도 이날 연설에서 “스테이블 코인은 앞으로 SEC 관할권에 포함돼 기존 증권과 유사한 수준의 관리·감독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당국이 이 같은 입장을 보이자 암호화폐 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비트코인은 4일 오전 9시34분 현재 전날 대비 3.24% 하락한 3만8,149.8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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