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체육 당국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금지하겠다고 문서로 약속했다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발표를 부인했다.
일본 매체 도쿄스포츠에 따르면 무토 도시로(武藤敏郞)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지난 9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욱일기와 관련해 IOC가 “지금까지의 입장과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즉 사안에 따라 판단한다. 일반적으로 사용금지라고 말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이날 오전 한국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무토는 IOC가 욱일기를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문서로 밝혔다는 이 회장의 전날 기자회견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기자회견에서 주장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욱일기를 둘러싼 논란이 “전부터 매우 화제가 됐기 때문에 IOC에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IOC가) 금지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확실하게 말하겠다”고 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포츠 외교 큰 성과라면 IOC로부터 앞으로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사용 못 하게 문서로 받았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욱일기 논란은 한국 선수단이 2020 도쿄올림픽 선수촌 건물 외부에 ‘이순신장군 현수막’을 내건 것에 일본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시작됐다.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인용한 ‘신에게는 아직 5,000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문구에 일본 극우세력 등이 정치적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반발한 것이다.
파장이 커지자 IOC는 올림픽 헌장 50조를 근거로 한국 선수단에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다. 이에 체육회는 경기장 내 욱일기 사용도 올림픽 헌장 50조를 적용한다는 IOC의 약속을 받고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철거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IOC로부터 욱일기도 헌장 50조에 근거해서 판단한다는 서신을 받은 이후 이번 사안과 관련해 다시 연락이 온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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