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을 마친 뒤 '파리올림픽이 3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뛸 생각이 없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상 오늘이 국가대표로 뛴 마지막 경기"라며 '은퇴 선언'을 한 김연경 선수 관련, 오한남 대한배구협회 회장이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서 추후 김연경과 대화를 더 나눠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호 회장은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예전부터 김연경 선수가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 국가대표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면서 "정말 오랫동안 한국 배구를 위해 헌신한 선수다. 직접 만나서 김연경 선수의 얘기를 들어보는 게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회장은 "당연히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전력을 생각하면, 김연경 선수에게 더 뛰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그러나 선수의 생각도 존중해야 한다"면서 "김연경 선수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겠다"고도 했다.
오 회장은 또한 "김연경 선수의 투혼에 감동했다. 많은 분이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라며 "배구계 선배로서, 김연경 선수에게 감사 인사를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 회장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등 코치진, 김연경 선수를 포함한 모든 선수가 힘을 모은 결과"라면서 "배구계에 여러 문제가 생겨 대표팀에도 영향을 끼쳤고, 주요 선수가 부상을 당했다. 많은 전문가가 '한국은 8강 진출도 어렵다'고 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엄청난 일을 해냈다"며 대표팀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앞서 김연경은 같은 날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가대표 은퇴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만 17세이던 지난 2005년 처음 대표팀에 뽑힌 김연경은 2012년 런던올림픽 4강,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 2020년 도쿄올림픽 4강 진출 등을 이끌며 한국 여자배구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이번 도쿄올림픽을 '마지막 국제 대회'로 정한 김연경은 선수 생명을 걸고 투혼을 불태웠다. 2020년 1월12일 태국 나콘랏차시마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 태국과의 결승전에서는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안고도 뛰어 22점을 올리며 한국에 올림픽 출전권을 선물했다. 도쿄올림픽 본선에서도 온몸을 던져 한국의 4강 진출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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