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 상황에도 학생들의 학습 결손 회복을 위해 학교 밀집도 기준을 바꿔 2학기 등교 수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전면 원격 수업만 가능했던 거리 두기 4단계 지역은 초등 1·2학년과 고3이 매일 등교할 수 있다. 나머지 학년도 부분 등교를 할 수 있게 된다. 다음 달 6일부터는 등교를 더욱 확대해 거리 두기 3단계에서 전면 등교, 4단계에서는 3분의 2 안팎 등교가 가능하다. 교육 당국은 학생들의 학습·정서 회복을 위해 등교 수업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섣불리 등교 인원을 늘렸다가 학교 내 집단감염을 촉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9일 이 같은 내용의 2학기 학사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6월 ‘2학기 전면 등교’ 방침을 밝혔던 교육 당국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계획에 차질을 빚자 학교 밀집도 기준을 고쳐 등교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방안에 따르면 여름방학에 들어간 학교가 개학하는 이달 셋째·넷째 주 2학기 개학 시점부터 9월 3일까지 거리 두기 4단계 지역은 등교 수업 요구가 높은 학년을 중심으로 부분 등교한다. 초등학교 1·2학년과 고3은 매일 등교하고 중학교는 3분의 1, 고등학교는 고1·2가 2분의 1 등교한다. 3단계 지역은 초등학교는 전교생의 6분의 5, 중학교는 3분의 2, 고등학교는 전 학년이 등교할 수 있다.
9월 6일부터는 등교가 더욱 확대된다. 이전에는 2단계 이하에서만 가능했던 모든 학교의 전면 등교가 3단계에서 시행될 수 있다. 4단계에서도 전체 학생의 3분의 2 이상이 등교하게 된다. 초등학교 1·2학년은 매일 등교하고 3∼6학년도 2분의 1까지 등교할 수 있다. 중학교도 3분의 2까지, 고등학교는 전면 등교할 수 있다.
교육부가 4차 대유행에도 2학기 전면 등교 방침을 유지하고 등교를 확대한 것은 비대면 원격 수업으로는 원활한 학습 지도와 관계 맺기 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학교가 상대적으로 집단감염 위험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점도 작용했다. 교육부는 지난 1학기 학생들의 감염 경로를 분석한 결과 학교를 통한 감염(14.9%)보다는 가정(48.7%)이나 지역사회(22.6%)를 통한 감염이 많았다고 밝혔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학교가 가장 안전한 공간이라는 것이 통계적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등교 수업을 늘리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등교 확대를 밀어붙였다가 학교 내 감염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실제 수업을 들어야 하는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이 걱정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관악구의 한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 모(16)군은 “학교 운동 시간이나 급식 시간에 친구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아 걱정된다”며 “거리 두기 4단계에서 등교를 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등교와 관련해 일률적으로 기준을 제시하기보다는 학교에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구성원 합의에 따라 등교 인원을 밀집도 기준보다 줄일 수도 있지만 되도록 지침을 따르도록 안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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