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초강경 규제의 핵심 타깃인 알리바바그룹에서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회사 측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여론까지 악화되며 알리바바에 악재가 겹치는 모습이다.
9일 경제 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알리바바 직원 A 씨는 회사 내부 전산망 게시판에 왕 모 팀장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고발 글을 올렸다.
A 씨는 지난달 25일 산둥성 지난시 출장 중 고객사 측과 만찬을 하다 술에 만취해 의식을 잃었는데 호텔 폐쇄회로(CC)TV 녹화 화면을 통해 왕씨가 자신의 호텔 방에 4차례 드나든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여성의 신고를 받은 공안은 CCTV 화면을 확인하고 나서 왕씨를 소환 조사 중이다.
피해자는 알리바바의 대응에도 불만을 토로했다. A 씨는 출장을 마치고 저장성 항저우의 본사로 돌아와 소속 부서 간부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왕 씨를 직무에서 배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해당 부서는 인터넷 단체 대화방에서 A 씨가 올린 피해 폭로 글을 삭제하고 그를 '강제 퇴장'시켜버렸다.
그러나 A 씨가 알리바바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 인터넷에 확산하면서 이 사건이 중국 전역에 파문을 일으켰다. 알리바바를 비판하는 여론이 커세지자 사측은 뒤늦게 왕 씨를 해직하고 회사 측의 초기 대응이 부적절했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번 사건은 알리바바가 당국의 고강도 규제로 모든 면에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발생해 이 회사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창업자 마윈이 지난해 10월 공개 석상에서 당국을 정면 비판하고 난 뒤 중국은 반독점 등 명분으로 자국 기술기업을 강력 규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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