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예비 후보와 유승민 예비 후보, 홍준표 의원이 대선 공약과 전국 순회를 통해 윤석열·최재형 예비 후보 추격에 나섰다. ‘대선 경선 버스’ 출발을 앞두고 이들이 당내 영향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대표 공약이 없는 정치 신인인 윤 후보와 최 후보에 대한 반격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 후보는 9일 청년 1인당 2,000만 원을 지급하는 ‘청년교육카드’를 중심으로 하는 ‘교육 국가찬스’ 공약을 발표했다. 원 후보의 대선 공약 시리즈 ‘국가찬스’의 두 번째 정책으로 만 18세가 되는 모든 청년에게 10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1인당 2,000만 원 한도의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청년교육카드는 대학 교육을 원하면 등록금으로, 직업교육을 원하면 교육 훈련비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창업이나 창작 활동에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전국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진단하는 방안과 교육 현장을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전환하는 정책도 발표했다. 원 후보는 “모든 청년에게 주도적으로 자기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지난달 29일 국가찬스 1호 공약으로 정부가 집값의 50%를 지분 형태로 투자하는 ‘반값 주택’도 공개한 바 있다.
유승민 후보는 이날 전·현직 의원 19명이 참여한 희망캠프 1차 인선안을 발표하며 대선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당 대표 선거에 나섰던 초선 김웅 의원이 대변인을 맡고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신환 전 의원이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조직을 총괄한다. 3선 유의동 의원과 당내 대표적인 소장개혁파 중진 출신인 김세연 전 의원이 미래전략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정책 전문가인 유 후보는 최근 수도권 주택 100만 가구 공급, 임대차 3법 폐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80%로 완화 등 부동산 대책과 민간 기업 육아휴직 3년, 출산 병원비 국가 지원 등 저출생 공약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유 후보는 이날 선거 캠프 인선을 통해 당내 대선 주자 가운데 공약과 조직 진용을 모두 갖춘 후보가 됐다. 당심 잡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날부터 부산·울산·경남(PK) 순회에 나선 유 후보는 이날 하루만 당원협의회와 지역 언론 인터뷰 등 10개의 일정을 소화했다. 10일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만나고 부산시당과 청년 정책을 논의하는 일정 6개를 예고했다.
홍 의원은 이날 부모의 소득별로 대학 등록금을 차등화하는 ‘jp(준표) 희망편지’ 16번째 공약을 내놓았다. 홍 의원은 재건축·재개발로 ‘4분의 1 값’ 아파트 제공, 노동 개혁, 수능 수시 폐지 및 EBS 교재 중심 출제, 사법고시 부활 등을 제시했다. 홍 의원은 또 오는 17일 수도권을 시작으로 영남은 물론 충청·호남까지 포함하는 전국 일정을 시작한다.
민생 공약과 전국 행보를 예고한 이들 세 명의 주자가 ‘윤석열·최재형’ 때리기의 강도를 높이는 점도 주목된다. 이날도 원 후보는 윤 후보의 박근혜 전 대통령 ‘불구속 수사’ 발언을 두고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윤 후보와 최 후보의 행태를 ‘패거리 정치’로 지적하고 “저는 단 한번도 줄 세우기 경선을 한 적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대선 경선이 가까워질수록 베테랑인 이들이 정치 신인인 윤 후보와 최 후보의 실수와 실언을 파고드는 저격 발언이 불을 뿜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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