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미국 뉴욕증시에서 퇴출된 중국 국유통신사 차이나텔레콤(중국명 중국전신)이 상하이증시에서 상장절차를 시작했다. 차이나텔레콤의 중국 ‘회귀’가 성공할 경우 미중 증시의 디커플링(탈동조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차이나텔레콤은 상하이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전날 공모주 청약을 시작했다. 공모가격은 주당 4.53 위안으로, 모두 103억9,600만 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로써 차이나텔레콤은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모두 471억 위안(약 8조 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만약 초과배정옵션도 행사할 경우 자금 조달액은 541억 위안 이상까지 늘어날 수 있다. 지난해 상장한 중국 반도체기업 중신궈지(SMIC)의 532억 위안을 넘어서는 규모이자 중국 증시에선 약 10년 만의 ‘최대 IPO’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이 회사가 지난 1월 뉴욕증시에서 퇴출됐다는 점이다. 앞서 미국은 중국군이 소유했거나 통제하는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했고 이에 따라 차이나텔레콤을 포함한 차이나모바일(중국이동), 차이나유니콤(중국연통) 등 국유통신사 3인방 모두 거래가 중단됐다. 차이나텔레콤은 2002년 뉴욕증시에 상장했었다.
차이나텔레콤은 결국 중국 증시로 돌아오게 됐는데 결과적으로는 상하이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한 셈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중미의 디커플링이 기술에서 금융 부문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차이나텔레콤은 중국으로 복귀한 최초의 미국 상장 중국 기업 중 하나가 됐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5월 현재 미국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248개, 시가총액은 2조1,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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