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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의 울림, 춤으로 만나다

광복 76년·순국 111주기 맞아

예술의 전당서 13일부터 선봬

결혼·의병·하얼빈역 거사 등

개인의 삶·독립 염원 등 그려

광복 76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에서 안중근 역을 맡은 발레리노 윤전일이 춤사위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제공=예술의전당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애국지사 안중근(1879~1910) 의사가 중국 뤼순 감옥에서 순국 전 남긴 마지막 유언이다. 당시 안중근은 만주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체포돼 사형 선고를 받은 상태였다.

광복 76주년을 맞아 이를 모티브로 한 창작 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이 오는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영웅적 결단을 내린 독립투사 안중근의 인간적인 면모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사형 선고를 앞둔 안중근이 결혼부터 일본의 침략, 의병부대 창설, 단지동맹에 이르는 지난날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전 과정이 춤으로 표현된다.

작품은 2015년 초연 이후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병부대 전투와 하얼빈역 거사 장면 등 역사적 순간을 대폭 확장해 스토리 전개를 보다 탄탄하게 다듬고, 보다 웅장하고 역동적인 안무로 이를 표현해 냈다. 여기에 올해 안중근 의사 순국 111주년이라는 의미도 작품에 무게를 더한다. 안중근의 영웅적 면모와 함께 가족과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인간적 모습을 통해 그의 삶을 입체적이고 몰입도 높게 그려낸 것도 특징이다. 안무와 연출, 음악은 몰론 무대와 의상도 새롭게 단장했다. 문병남 M발레단 예술감독은 “안중근 의사의 내면 세계를 표출하고 싶었다. 안 의사가 사형을 언도받고 어떤 마음이었을지, 또 어떤 꿈을 꾸었을 지를 이야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에서 안중근 역을 맡은 이동탁(사진 왼쪽)과 안중근의 아내 김아려 역을 맡은 김지영의 연습 장면./사진제공=예술의전당


출연진의 화려한 면면도 눈길을 끈다. 국립발레단과 루마니아국립오페라단에서 활동한 발레리노 윤전일과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동탁이 안중근 역을 맡았으며, 안중근의 아내 김아려 역에는 국립발레단 전 수석무용수 김지영과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예은이 캐스팅됐다. 안중근의 어머니이자 독립운동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조마리아 역으로는 김순정 성신여대 무용학과 교수와 민혜진 M발레단 부예술감독이 출연한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남녀 무용수 20여 명도 역동적인 군무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명장면은 뤼순감옥에서 안중근이 조마리아 여사를 만나는 순간을 연출한 마지막 8장의 파드되(2인무)다. 안중근은 '나라를 위해 한 일이니,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지 말고 대의를 위해 당당히 죽으라'는 어머니를 떠올리며 비장하게 죽음을 맞아한다. 아내 김아려 역의 김지영은 “조마리아 여사가 수의를 들고 아들과 얼굴을 맞대는 장면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삶과 죽음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며 "이 장면을 통해 조국에 대한 사명감처럼 무거운 이미지로만 알려져 있는 안중근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연은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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