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가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 여당에 한층 각을 세웠다.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각종 입법 강행에 대해 ‘독선과 전횡’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최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청와대 정부’로 규정하며 “무소불위 대통령의 시대를 마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을 지낸 이들이 정부 여당에 각을 세운 것은 대선 예비 후보로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재선 의원 간담회 자리에서 “이번 21대 국회에서 다수당이 독선을 일삼는 것을 처음 봤다”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가을에 ‘임대차 3법’을 무단 통과시켰다가 지금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민주당의 국회 운영이 반민주주의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다수당이니까 무조건 통과시킨다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면 의회주의에도 반하고 대의민주주의에도 반한다”고 강조했다. 또 윤 후보는 “제가 아는 것도 없이 악전고투해온 재선 의원 여러분께 이런 말씀 드리는 것이 송구하기도 하다”며 몸을 낮췄다. 주로 상임위 간사를 맡고 있는 재선 의원들을 겨냥해 여당의 입법폭주를 정면으로 비판한 셈이다. 앞서 윤 후보는 초선 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문재인 정부와 지지 세력을 ‘이권 카르텔’로 일컬으며 부패성을 부각하는 데 집중한 바 있다.
최재형 후보는 이날 초선 의원 모임 강연에서 문재인 정부를 모든 권력을 청와대로 집중시킨 ‘청와대 정부’라고 비판했다. 그는 “청와대가 모든 것을 쥐고 권력을 행사하니 각 부처 기관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권한과 책임하에서 일하지 못하고 있다”며 “청와대 비서관이 장관 위의 장관이 돼 국정을 쥐락펴락하고 검찰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검찰을 껍데기만 남겨놓았다”고 성토했다.
최 후보는 청와대가 야당의 동의 없이 33명의 장관급 인사를 임명한 데 대해 “인사 청문회 기능을 무력화시켰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결코 야당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다”며 “철저하게 야당을 경시하고, 이는 국회를 경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단언했다.
최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국회와 함께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초선 의원들 앞에서 국회 권한 존중을 약속해 자신의 대권 행보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같이 고민하며 설득하는 대통령, 때로는 설득당하기도 하고 양보하기도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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