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말까지 매우 완화적인 통화 부양책을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가 제공했던 정책을 되돌리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출발점은 물론 테이퍼링”이라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한다. 연준 내에서는 긴축에 신중한 경향을 보이는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데일리 총재의 테이퍼링 요구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전날 “경제가 예상대로 진전된다면 9월 FOMC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고 10월에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9월 FOMC 전까지 고용지표가 긴축을 위한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테이퍼링 시작 뒤에는 8개월에 걸쳐 매달 150억 달러씩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캐플런 총재는 “더 빨리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지만 시장이 적응할 충분한 시간을 주려면 8개월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수요가 문제였지만 지금은 수요가 급등하고 공급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과거의 테이퍼링 사례를 교과서로 삼으면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연은 총재도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에서 “경제 회복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통화 완화 정책에서 좀 더 중립적인 쪽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경제 상황은) 완화적인 방식을 자제할 때가 됐다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조지 총재의 발언은 7월 CPI가 전년 대비 5.4% 상승했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월가에서는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났지만 당분간은 높을 것이며 경제도 나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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