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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손정의 中 투자 중단, 우리 기업도 脫중국 속도 내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홍색 규제’에 막혀 중국 투자 중단을 선언했다. 외신에 따르면 손 회장은 10일 2분기 실적 발표장에서 “중국 당국의 규제가 예측할 수 없고 광범위해졌다”며 “규제 리스크가 명확해질 때까지 중국에 대한 투자를 보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감한 중국 투자로 널리 알려졌던 손 회장이 손실까지 감수하면서 결국 중국 시장을 포기한 셈이다.

탈중국 행렬에 뛰어든 투자가와 기업들은 손 회장뿐만이 아니다. ‘돈나무 언니’로 유명한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미국·일본 기업들도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생산 기지 이전에 나서고 있다. 이미 중국의 과도한 규제는 전 세계 증시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사교육 업체 가오투의 주가는 중국의 사교육 금지 조치로 6개월 전에 비해 90% 이상 추락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 규제 당국이 반독점과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실시한 기업 단속은 지난해 11월 이후 50여 건에 달한다. 외국 기업들로서는 갈수록 커지는 ‘공산당 리스크’를 더 이상 감내할 수 없게 됐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내년 말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더 거센 반시장 규제를 내놓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런데도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2019년 우리나라의 중국 교역 비중은 23.3%로 미국(12.9%)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정부가 2018년 신남방 정책을 발표했지만 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점유율은 2017년 7.7%에서 2020년 6.9%로 오히려 0.8%포인트 줄었다. 정부와 기업들은 지지부진한 신남방 정책에 속도를 내고 중국 시장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줄여가야 한다. 동남아 진출을 추진하는 기업들을 도울 실질적인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중동이나 중남미 등으로의 시장 다변화에도 적극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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