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의혹을 받는 아이돌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25·김한빈)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려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현석(52) 전 YG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대표)가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13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보복협박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이란 재판부가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의견을 듣고 입증 계획을 정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양 전 대표 등 피고인들은 모두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양 전 대표는 경영지원실장 김모씨로부터 A씨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비아이와 함께 대마를 흡연하고 대마를 비아이에게 매매한 사실을 진술했다는 것을 보고 받았다"면서 "이후 김씨를 통해 A씨를 사무실로 불렀고, 연예인 지망생인 A씨에게 진술을 번복하지 않을 경우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양 전 대표가 A씨에게 "착한 애가 돼야지 나쁜 애가 되면 되겠느냐", "나는 조서를 다 볼 수 있으니 진술을 번복해라",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 등의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검찰의 주장에 양 전 대표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한다"며 "당시 A씨와 만나 이야기한 것은 맞지만 공소사실처럼 거짓진술을 하도록 협박하거나 강요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아울러 양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증거 기록을 입수해 증거인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증거목록에도 A씨의 진술 증거가 대부분이고, 기소되지 않은 별건의 공소사실이 함께 있다"면서 증거 목록의 분리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검찰에 "단순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정황으로 판단해야 하는 게 많아 입증에 난이도가 상당히 있는 사건"이라면서 "다만 시간이 너무 흘러가는 것은 원하지 않으니 올해 안에 끝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양 전 대표 측은 국민참여재판 희망 여부를 묻는 재판부의 질의에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양 전 대표와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 측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A씨에게 출국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이모씨는 해외 도피 중이어서 재판부가 구속영장 발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양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비아이가 마약을 구매해 흡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공익제보자 A씨를 회유·협박해 수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비아이의 마약투약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비아이의 마약투약 의혹에 대해 진술했다가 번복했다. 이후 A씨는 2019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YG로부터 외압을 받아 입장을 바꿨다고 신고했다.
양 전 대표의 다음 공판은 다음달 17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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