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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용]댕댕이랑 달리고, 유기견도 챙기고…1석2조 '개라톤'


※환경을 생각하는 뉴스레터 ‘지구용’에 게재된 기사입니다.[구독링크]

반려견과 걷기 행사에 참여한 일용이. 바쁘다 바빠 일용이의 일상.




요즘 동네 산책을 하다보면 반려인과 함께 나온 반려견들을 많이 마주치는데요. 밖에 나와 신난 반려견들에 끌려다니는 반려인들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어요. 반려견들, 이렇게나 뛰어다니기 좋아하는 귀여운 생명체지만 도시에 살다보면 자유롭게 다니게 하기가 어렵죠. 다른 보행자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고 차도로 뛰어들 위험도 있고요. 용사님들, 혹시 댕댕이들이 하루라도 신나게 뛸 수 있는 행사인 '댕댕런'을 들어보셨나요?

댕댕아 오늘은 맘껏 달려보렴


2019년 강원도 강릉 경포해변에서 열린 댕댕런. 출발 신호와 함께 전력 질주하는 참가자와 참가견의 모습이에요. 반려인 분들이 더 이를 악문 것처럼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이겠죠?


댕댕런은 반려견과 반려인이 함께 달리는 '개라톤'(=개+마라톤)이에요. 올 10월에 벌써 여섯 번째 행사가 열린다고. 아쉽게도 이번 행사는 비대면 마라톤으로 진행돼요. 코로나 시국에 많은 인원이 한 곳에 모여 뛰는 것이 쉽지 않다고 본 것. 정해진 날짜에 원하는 장소에서 반려견과 함께 걷거나 뛴 후 인증만 하면 참여 완료!

다음달 11일과 12일에는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댕댕 트레킹도 열려요. 역시 비대면인데요, 트레킹 장소는 같지만 따로 집합해 출발하지 않고 반려인과 반려견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숲길을 걷다가 들어오는 코스예요. (하이원리조트는 이 행사를 위해 전 객실을 반려견 동반 객실로 바꿨다고. 후덜덜)

이런 신박한(?) 행사를 기획한 회사를 찾아간 지구용! 댕댕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1986프로덕션의 윤명호 대표님은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강아지에 대한 생각과 추억이 있다고 봤어요. 강아지를 키웠든 아니든, 좋아하든 무서워하든, 같이 살아온 행복이나 떠나보낸 슬픔까지 개에 대한 다양한 기억이 있을 텐데 막상 개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활동이 마땅치 않았다고.

반려견에게는 즐거움을 주고 반려인에게는 잠시 도시를 떠나 자연을 걸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게 된 거죠. '슬로워커'(=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감상하는 사람)를 지향하는 윤 대표님의 철학이 반영됐다는. (윤 대표님은 최근 1년 새 지리산 둘레길을 여덟 번이나 다녀올 정도...지독한 지리산 사랑 아니 걷기왕)

내 강아지의 기쁨을 유기견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행사장에서 드러누워 온몸으로 걷기를 거부하는 반려견도 종종 등장. 꼭 뛰거나 걷지 않아도 돼요. 각자의 방식으로 행사를 즐기면 그만!


1986프로덕션은 댕댕런이 단순히 '달리기'로 그치기를 바라지 않았어요. 달리기에 참여해 '같이'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길 바랐죠. 특히 주인과 함께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는 댕댕이들의 기쁨이 누군가에게 버려진 상처를 안고 사는 유기견들에게도 전해지길 바랐대요.

그렇게 기획된 첫 번째 댕댕런의 수익금은 개농장에서 구출된 식용견들을 해외로 입양 보내는 단체에 전달됐어요. 두 번째 행사는 1미터짜리 철장에서 생활하는 유기견들의 보호소 환경 개선 캠페인과 엮여 진행됐죠. 세 번째 행사 수익금은 유기견 종합검진비용으로 기부됐고요.



그 다음 행사부턴 유기견 기부에 초점을 맞췄어요. 참여 인원만큼 유기견용 사료를 기부하는 캠페인으로요. '내가 참여하면 사료 1kg이 유기견에 기부된다'는 컨셉에 젊은 층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개' 갬성 없던 기획자, 또 하나의 가족과 개통령을 만나다


윤명호 1986프로덕션 대표님과 반려견 일구.


윤 대표님은 처음 댕댕런을 열었을 때만 해도 반려견이 없었대요. 여의도에서 댕댕이 페스티벌을 열었을 때 사건(?)이 발생했다고 하는데요. 이날 도끼와 빈지노 등 유명 힙합퍼가 왔는데, 공연을 채 보지도 않고 집에 돌아가는 관객이 많아 충격을 받았대요. 사실 반려견은 아이와 같은데 아이 키우는 집에서 죽치고 앉아서 음악을 감상한다는 건 사치였던 거죠.

마침 이 시기에 유기견 단체와 협업하던 중 자꾸만 눈에 밟히던 강아지를 만났대요. 유기견 입양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고민을 거듭했는데, 자꾸 그 강아지가 마음에 남아 가족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이렇게 윤 대표님과 가족이 된 개는 바로 '일구'. 윤 대표님은 일구를 만나고 반려견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해요. 일구 덕에 댕댕이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개 갬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일구는 댕댕이 프로젝트의 마스코트로도 맹활약 중.

일구와 함께 댕댕이 프로젝트의 '개 갬성'을 높여주는 분이 있는데요. 바로 '개통령'으로 유명한 강형욱 훈련사예요. 실제 강 훈련사님은 댕댕이 프로젝트 초기 때부터 자문을 맡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계시다고 해요.

반려견에 대한 기획단의 지식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데, 대형 행사의 혼란을 줄이려면 전문가인 강 대표님의 지식이 필요했던 거죠. 무엇보다 셀럽(!)으로서 홍보 역할도 톡톡히 하고 계시다고!

1986프로덕션은 앞으로 댕댕런을 세분화할 계획이래요. 현재 댕댕런 5km 참여자 중 가장 빠른 그룹은 20분 이내, 가장 천천히 들어오는 그룹은 2시간이 훌쩍 넘는다고 해요. 빠르게 달리고 싶어하는 댕댕이와 반려인을 위해 '스파르탄 레이스'를 구상 중이래요.

다양한 행사를 통해 더 많은 댕댕이와 반려인들이 걷고 뛰고 산책하는 추억이 쌓이길 바란다고. 그리고 그 행복과 즐거움이 유기견들에게도 전달되길 바란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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