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스마트폰을 임의 제출하면서 스마트폰과 연결된 클라우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준 데 동의하지 않았다면 클라우드에 저장된 파일은 증거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청소년성보호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A 씨는 채팅으로 알게 된 청소년들을 협박해 성적 학대 모습을 촬영하게 하고 파일로 보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경찰은 A 씨의 동생을 피의자로 특정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A 씨가 사건의 피의자인 것을 알게 됐다. 경찰은 A 씨의 직장을 찾아가 A 씨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임의 제출받아 스마트폰과 연결된 클라우드 서버에서 범행을 입증할 파일을 확보했다.
A 씨는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A 씨는 임의 제출한 것은 스마트폰이지 클라우드에 저장된 파일은 아니라면서 해당 증거는 위법하다며 항소했다.
항소심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보다 줄어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 씨가 스마트폰을 제출하면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임의로 제공한 클라우드 파일들에 대해서만 유효한 증거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법원도 “클라우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임의로 제공했다면 저장된 전자정보를 임의 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해당 증거만을 인정하고 상고를 기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