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26)는 일주일 전 파3 홀에서 13타를 치는 대참사를 겪은 끝에 꼴찌를 했다. 그러고도 신기록을 세웠다며 ‘쿨’한 모습을 보였던 그가 이번에는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16일(한국 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CC(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총상금 640만 달러) 최종 4라운드. 김시우는 이글 1개, 버디 4개를 묶어 6언더파 64타를 쳐 최종 합계 15언더파 265타를 기록했다.
김시우를 포함해 케빈 나, 케빈 키스너(이상 미국), 애덤 스콧(호주), 로저 슬론(캐나다), 그리고 브랜던 그레이스(남아공)까지 무려 6명이 공동 선두로 4라운드를 마쳤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6명이 모두 파로 비겼고, 2차 연장에서 키스너가 혼자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6명 연장은 PGA 투어 최다 인원이고, 이번이 세 번째다.
김시우는 우승은 놓쳤지만 정규 시즌 마지막 대회를 준우승으로 마무리하며 플레이오프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날 선두에 6타 뒤진 채 출발한 김시우는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5번 홀(파5)에서 홀까지 222야드 남기고 날린 두 번째 샷을 핀 2m 거리에 붙이며 이글을 잡아낸 게 압권이었다.
18번 홀(파4)에서 열린 두 차례의 연장전에서는 티샷을 모두 러프로 보내면서 우승에 필요한 버디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페덱스컵 랭킹 30위로 올라선 김시우는 “우승 생각 없이 편안하게 플레이를 해서 잘 마무리를 한 것 같다”며 “플레이오프 세 개 대회도 잘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4타를 줄인 키스너는 2019년 WGC 델 테크놀로지 매치플레이 제패 이후 2년 만에 통산 4승째를 거뒀다. 우승 상금은 115만 2,000달러(약 13억 5,000만 원)다. 연장전에서 5전 5패를 기록하다 처음으로 우승한 키스너는 “첫 연장 승리라 더욱 달콤하다”고 말했다.
강성훈(34)은 공동 15위(13언더파), 이경훈(30)과 임성재(23)는 공동 24위(11언더파)로 마쳤다. 안병훈(30)은 공동 35위(9언더파)에 올랐다. 임성재와 이경훈은 각각 페덱스컵 랭킹 31위와 34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강성훈과 안병훈은 페덱스컵 125위 안에 들지 못해 시즌을 마쳤다. PGA 투어 플레이오프는 오는 20일 개막하는 노던 트러스트, 27일 시작하는 BMW 챔피언십, 그리고 9월 3일부터 열리는 투어 챔피언십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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