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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실패' 말레이시아 총리, 결국 사퇴

'인구 3,200만 명' 말레이시아

총 누적 확진 142만 명 넘어

16일(현지 시간)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가 압둘라 국왕을 만나기 위해 차를 타고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왕궁에 들어가며 손을 흔들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가 사임했다.

1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무히딘 총리는 이날 오전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한 뒤 말레이시아 왕궁을 방문해 사의를 밝혔다. 이후 왕궁은 “압둘라 국왕은 무히딘 총리의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고 밝혔다. 다만 무히딘 총리는 신임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 임시 총리직을 맡게 됐다.

사표가 수리된 후 무히딘 총리는 “과반수 지지를 잃었기에 사임했다”며 “하루빨리 새 정부가 구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히딘 총리의 사임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17개월 만이다.



무히딘 총리의 리더십을 흔든 것은 코로나19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5월부터 확진자가 급증했고, 이후 방역 실패에 책임을 묻는 반(反)정부 시위가 잇따랐다. 지난달 25일 누적 확진자 100만 명을 넘어서자 야당 의원들은 “무히딘 총리는 방역 실패로 과반수 지지를 잃었다”며 사퇴를 촉구했고, 압둘라 국왕까지 무히딘 총리를 돌아서면서 정권을 내려놓게 됐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감염률을 나타내는 국가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후 이날까지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총 확진자 수는 142만 4,000여 명이고, 사망자는 1만 2,000여 명이다. 말레이시아의 인구는 약 3,200만 명이다.

신임 총리 임명을 두고 정치권은 다시 요동치고 있다. 말레이시아 헌법에는 국왕이 다수 의원의 신임을 받는 사람을 총리로 지명할 수 있게 돼 있는데, 현재 의회에는 명확하게 다수를 차지하는 정당이 없다. 다음 총선은 2023년인데, 국왕은 이를 앞당겨 조기 총선을 치르는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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