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가 17일 재건축 연한과 안전진단 기준 등 각종 규제를 폐지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앞서 밝힌 주택 비용의 절반을 국가가 투자하는 ‘반반 주택’, 임대차 3법 폐지에 이은 부동산 2호 공약이다.
원 후보는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과 최소 30년으로 설정된 재건축 가능 연한을 아파트 재건축을 막고 있는 주범으로 규정했다. 그는 “현 정부 들어 안전진단 기준이 변경된 후 안전진단 탈락률이 16배 증가했다”며 “30년 이상 노후한 아파트가 전국에 93만 가구, 수도권에 60만 가구가 넘는다. 공급이 없으니 집값은 당연히 폭등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재건축 여부를 전적으로 조합이 판단하고 결정한다”며 “미국·독일·프랑스 등 선진국 어디에도 불량 주택만 재건축하도록 허용하는 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재개발 노후도에 관한 기준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되려면 3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이 전체의 3분의 2 이상이어야 하고 연면적도 전체 구역의 60%를 넘어야 한다. 원 후보는 “쪽방촌 근처에 신축 빌라 몇 개만 있어도 노후도 기준에 미달한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장소에 원하는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원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늘릴 경우 주택 가격이 단기적으로는 상승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급이 늘면서 빠르게 안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도하게 설정된 안전진단 기준을 폐지할 경우 수도권에만 최소 30만 가구 이상 공급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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