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여권 유력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음식 평론가 황교익 씨와 관련된 사안으로 연일 곤욕을 치르자 “황교익씨가 이낙연씨의 정치 생명을 끊어 놓으려나 뜻을 못 이루니 이재명 후보의 정치생명을 끊어놓는 쪽으로 노선을 바꾼 모양”이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앞서 황 씨가 자신을 ‘친일’이라고 공격한 이낙연 캠프에 반발해 “이낙연의 정치생명을 끊겠다”고 한 말을 인용해 비꼰 것이다.
이 지사는 지난 6월 경기도 이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 사건 당일 오후 6시께 최근 경기도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황교익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비판을 받고 있다. 당시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은 동료 소방관들과 물류센터 지하 2층에 진입한 후 실종된 상황이었다. 김 대장은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당국은 김 대장의 실종 사실을 인지한 직후 경기도에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이 지사의 당일 행보와 관련한 경기도 측의 해명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경기도청은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다. 애끓는 화재사고를 정치 공격의 소재로 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교묘한 말장난. 누구도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소방 구조대장이 진화작업 도중 실종된 상태에서 도정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먹방 일정을 강행한 것이 적절하냐고 물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 시점이 떡볶이 먹으며 히히덕 거릴 시간은 아니었던 것만은 분명하다”며 “구구절절 변명할 것 없이 ‘무조건 잘못했다. 생각이 짧았다’고 사과하는 게 좋을 듯”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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