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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용] 커피찌꺼기로 여름철 지긋지긋한 날파리 퇴치?


※환경을 생각하는 뉴스레터 ‘지구용’에 게재된 기사입니다.[구독링크]

커피를 만들고 남은 커피찌꺼기.




에디터는 만년 자취생이에요. 10년 넘게 자취생활을 하다 보니 밖에서 사서 먹기 보단 집에서 ‘혼밥’을 하는데요. 여름철 혼밥, 최대의 적은 지긋지긋한 날파리 부대죠. 야식이 생각나는 금요일 저녁에 족발에 막걸리 한잔하고 잠들었는데 다음날 ‘그들’의 습격이 시작됐어요. 아무리 친구가 그리운 독거 에디터라도 이들과는 함께 하고 싶지 않았답니다. 점점 생활영역을 침범해 오는 이들을 퇴치하기 위한 소탕작전에 들어갔어요. 환경에 관심이 많은 에디터는 커피찌꺼기가 해충퇴치와 탈취 기능이 있다는 정보를 알아냈어요.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로 커피를 너무 사랑하는 에디터에게 안성맞춤!

에디터는 카페에서 커피찌꺼기를 무료로 준다는 얘기를 듣고 집 근처 스타벅스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생일에 받은 커피교환권으로 ‘아아’ 하나를 주문합니다. 그리고 직원분과 눈이 마주친 에디터. 떨리는 마음으로 “커피찌꺼기, 있나요...?” 비닐봉지에 500g 정도의 커피찌꺼기를 담아주셨어요. 처음 본 실물은 음...화분 흙?

카페에서 무료로 받은 커피찌꺼기.


커피찌꺼기로 해충 퇴치용 방향제 만드는 법


◇재료

▲시간 : 커피찌꺼기는 2~3일 볕을 잘 받아 말려야 그 향이 더 그윽해요. 그래도 우리는 바쁜 현대인이니까 전자렌지에 2분 정도 돌리면 탈취제용 커피찌꺼기로 변신. 다만 역시 정성이 조금 덜 들어간 전자렌지용은 향이 좀 약할 수 있으니 주의!

▲커피찌꺼기 : 셀룰로오스로 돼 있는 커피 열매 특성상 그라인더로 간 찌꺼기를 이용하게 되면 표면적이 넓어져 더 많은 냄새를 빨아들여 탈취 효과 UP!

▲먹고 남은 커피잔 : 커피찌꺼기 원재료를 담을 수 있는 저장고

▲다시팩 : 커피향이 은은하게 퍼질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

커피찌꺼기 말리기 전(좌), 말린 후(우)


만드는 방법은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보면 쉽게 찾을 수 있는데요. 정말 초간단! 똥손인 에디터도 5분이면 뚝딱! 일단 다 마신 커피잔을 깨끗하게 구석구석 씻구요. 2~3일 따사로운 햇볕을 머금은 커피찌꺼기를 잔에다 들이 부어봅니다. 커피잔 뚜껑을 이제 다시팩으로 덮어주면 나만의 커피찌꺼기 탈취제가 완성됐어요. 날파리들이 근처에서 ‘웽~웽’ 거리네요. 커피향이 무섭긴 한가봐요. 2개를 만들어서 하나는 주방에 하나는 화장실에 배치했어요. 지난 10일 설치한 지 4일째 되던 13일의 금요일. 커피향은 생각보다 강하진 않았어요. 근데 날파리들의 모습이 조금 없어진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 아직은 설치한 지 얼마 안 됐지만 냉장고, 신발장에도 넣어뒀으니 꿉꿉한 냄새도 사라지겠죠? 커피찌꺼기는 기름을 흡수하는 능력도 뛰어나요. 알면 알수록 쓸모가 있는 친구였네요. 친환경 커피찌꺼기 세제를 만들고 싶은 분은 클릭!

팔색조 매력






커피찌꺼기는 일상에서도 생활용품으로 활용도가 높지만 다양한 산업에서 재활용되고 있어요. 여러분은 아아 한 잔에 커피 추출물 0.2%만 담기고 약 99.98%가 커피찌꺼기로 배출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우리나라의 커피사랑은 정말 유별난데요. 동네 어디를 가도 카페가 있죠. 실제 지난 2012년 4만 2,458개였던 커피전문점은 2018년 8만 3,445개소로 급증했어요. 커피 찌꺼기 발생량도 2012년 9만 3,397톤에서 2019년 14만 9,038톤으로 약 37%늘었죠. 해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커피소비량을 고려하면 앞으로 우리가 커피찌꺼기에 더 관심을 갖고 발전시켜나가야 할 새로운 성장 동력원임은 안 비밀.

일반적으로 가장 흔하게 활용되는 것은 거름이죠. 커피찌꺼기에는 중금속 등의 불순물이 섞여있지 않고, 커피 특유의 향을 함유하고 있어서 악취가 나지 않는 양질의 친환경 퇴비를 만드는데 최적화됐죠. 커피찌꺼기로 제조한 친환경 퇴비에는 질소·인·칼륨 성분이 풍부해 작물 성장의 필수템.

커피찌꺼기를 압축 제작해 만든 가구도 많은데요. 커피 찌꺼기는 포름알데하이드 같은 유해물질이 거의 없고, 가격 역시 원목의 절반 수준이라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한국에서도 커피찌거기를 활용한 제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스타벅스 광화문점이에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지역에 개점한 스타벅스 광화문역점은 커피 찌꺼기를 사용해 만든 커피보드와 조명 갓, 커뮤니티 테이블, 건축 인테리어 마감재 등을 사용했다고 해요. 커피찌꺼기는 바닥에 깔리는 데크로도 사용. 커피박 함유율이 20% 이상인 합성 데크 는 목재데크에 비해 쪼개짐, 뒤틀림 등의 변형이 적고 기온, 강수량 등 외부환경에 대한 내구성이 강하다고 해요.

찌꺼기? 이제는 미래 에너지!


커피찌꺼기에는 15% 정도의 기름이 포함돼 있어 새로운 에너지 자원으로도 주목받고 있어요.

커피찌꺼기는 발열량이 높아 재생에너지원 중 하나인 ‘바이오에너지’ 연료를 생산하기 위한 원료로 활용. 단위 당 커피찌꺼기 발열량(약 5,648kcal/kg)이 나무껍질 발열량(약 2,827kcal/kg)의 두 배. 일산화탄소와 분진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성을 갖추었다는 평가. 실제 런던에서는 커피찌꺼리 연료로 이층버스를 운용할 게획이라고 하네요.

근데 우리나라는 아직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하기 위한 분리·배출·수거 체계가 없다고 해요. 현행법상 커피전문점에 원두를 공급하는 차량은 커피찌꺼기를 수거할 수 없고, 별도 수거 차량이 필요해 또 ‘돈’ 문제가...

커피전문점 입장에서는 재활용보다 커피찌꺼기가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있어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는 게 가장 효율적이죠. 버려진 커피찌꺼기는 지자체가 매립하거나 소각하는데 kg당 각각 15워, 10원의 비용이 드니 커피전문점에 부과되는 세금도 없죠. 커피찌꺼기는 배출될 때 젖어있는데 태우면 이산화탄소 등 대기오염에 유해한 물질을 배출한다고 하니 걱정이 크네요.

반면 영국은 커피찌꺼기를 에너지원으로 인식하고 이를 수거하는 시스템 모델을 운용 중이에요. 커피전문점과 스타트업 회사, 대학 등이 협업을 통해 커피찌꺼기를 바이오에너지로 개발하고 있죠.

결국 영국과 우리의 차이는 커피찌꺼기를 생활페기물로 보느냐 아니면 순환자원으로 보느냐에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도 커피찌꺼기 연료를 주입한 이층버스를 타고 아름다운 도시를 관광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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