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확진자가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집에서 목숨을 잃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의료 붕괴로 인해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살릴 가능성이 있는 생명이 희생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도(東京都), 사이타마(埼玉)·가나가와(神奈川)·지바(千葉)현 등 일본 수도권 4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지난달 이후 집에서 요양 중이던 코로나19 확진자가 적어도 18명 사망했다. 이들 4개 지역과 오사카부(大阪府), 오키나와(沖繩)현에 대해 자택 요양 중 사망자 현황을 질의한 결과 파악된 수치로 자택에서 사망이 확인된 사례와 집에서 요양하던 중 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구급 이송했으나 숨진 사례를 포함한 것이다.
자택 요양 사망자 18명 중 50대 이하가 9명으로 절반을 차지했으며 사망자 중 15명은 8월에 목숨을 잃었다. 자택 사망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도쿄로 9명이었다.
일본에서는 21일까지 최근 사흘 연속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2만5,000 명을 넘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상과 의료진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으며 입원하지 못하고 집에서 요양하는 이들도 빠르게 늘었다. 후생노동성의 집계에 의하면 이달 18일 기준 자택 요양자는 9만6,857명으로 지난달 7일 기준 자택 요양자(4,001명)의 약 24배로 확대했다.
특히 확산세가 가장 가파른 도쿄에서는 증세가 심각해져도 입원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도쿄에서는 이달 9∼15일 일주일 동안 자택에서 요양하던 코로나19 확진자 중 2,259명이 증상이 악화해 119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으나 62.6%에 해당하는 1,414명이 이송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구급 이송된 845명 가운데 280명은 도움을 119 연락 후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3시간 이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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