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제주시 서귀포 남서쪽 해상으로 북진해온 태풍의 영향으로 전국에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제주 다음으로 태풍의 영향권에 든 충남과 경남 남해안에는 시간당 20㎜ 내외의 강한 비가 왔다. 23일 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전북 군산시 어청도 131㎜, 충남 보령시 외연도 130.5㎜, 충남 청양군 86㎜ 등이었다. 남부지방에서는 최대 시속 91㎞(제주 삼각봉, 전남 신안 가거도)의 매우 강한 바람도 불었다. 필리핀해에서 지난 20일 발생한 오마이스는 우리나라에 오기 전 소멸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세력을 키우며 북진해 올해 처음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이 됐다.
태풍은 남해안에 상륙한 이후 빠르게 온대저기압으로 축소돼 24일 오전 9시께 울릉도 해상 쪽으로 빠져나갈 예정이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한반도 서쪽에서 접근해온 저기압이 추가로 수증기를 공급해 24일과 25일 전국에 많은 비와 강풍을 불러올 전망이다.
23일부터 24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남부지방·제주 100~300㎜(많은 곳 남해안, 지리산 부근, 제주도 산지 400㎜ 이상), 중부지방·서해5도·울릉도·독도 50~150㎜(많은 곳 경기 남부, 강원 중남부, 충청 200㎜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4일 오후까지 전남·경남·제주를 중심으로 시간당 70㎜ 이상, 그 외의 지역에선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예정이다. 시간당 50㎜ 이상의 비는 양동이로 퍼붓는 느낌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풍속은 남부지방과 제주의 경우 초당 10~18m이며 최대 30m에도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 지역에서도 초당 10~16m, 최대 20m 내외의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야외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건설 현장, 비닐하우스 등의 시설물을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며 “강한 바람에 날리는 물건과 간판에 유의하고 낙하물 위험이 큰 공사장 같은 장소에는 접근을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며 23일 관련 당국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관계 기관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비상 대응 체계를 확고히 유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중대본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태풍 위기경보를 ‘주위’에서 ‘경계’로, 중대본 비상 대응 수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제주·부산·전남 등 각 지방자치단체도 비상 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한편 26일 이후에도 비가 내리는 날씨는 반복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뜨거운 공기가 만나는 ‘남고북저’형의 기압계가 유지돼 충청과 남부지방 부근에 정체전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은 26일에는 영남과 제주에, 27일과 28일에는 충청과 호남에 비가 온다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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