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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홀 미팅 그냥 넘어가나…달라지는 월가 분위기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식품의약국(FDA) 공식 승인과 3조5,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정부 지원책 기대에 상승했는데요.

주목할 만한 것은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잭슨홀 미팅에 관한 월가의 전망이 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주 중반만 해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대로 9월 FOMC서 테이퍼링을 발표하고 11월께 시행이 유력했지요. 이를 고려하면 잭슨홀 미팅 때 어떤 힌트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많았는데, 하루이틀 지나면서 특히 주말을 지나며 시장에서 다른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죠. 핵심 이유는 델타변이인데요.

오늘은 이곳 시간 27일에 있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과 테이퍼링에 관한 지금 월가의 분위기를 전해드립니다.

테톤 카운티<잭슨홀 미팅 개최지> 코로나 레드 경보…연준, 상황 판단에 시간 더 필요할 듯


우선 잭슨홀 미팅의 화상전환의 의미에 대해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막판에 잭슨홀 미팅이 대면에서 온라인으로 바뀌자 “연준이 델타변이의 위험성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큰 영향 없다더니 우습게 됐다”는 식의 반응이 한국에서 나왔는데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미국은 지방자치단체별로 코로나19 방역조치를 취하고 대규모 행사에 대한 개최 여부를 결정합니다. 한국과는 다르죠.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잭슨홀 미팅이 열릴 예정이었던 와이오밍주 테톤 카운티의 경우 코로나 ‘레드(red) 경보’가 발령된 상황이라고 합니다. 레드 단계에서는 여행은 필수목적으로만 허용한다고 하는데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대변인 다이앤 레일리는 “레드에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위험을 지역 사회와 손님들에게 줄 수 있다”고 했다고 합니다.

즉 해당 테톤 카운티가 코로나19에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인데 이것이 미국 전체 상황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은 델타변이가 지역적으로 국한해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22일 기준으로 와이오밍주의 최근 7일 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343명입니다. 7월 초 72명에 비하면 크게 늘었지만 수만 명씩 발생하는 다른 주에 비하면 낮은 편입니다.

연준이 잭슨홀 미팅을 화상으로 전환한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할 이유는 없다. 다만, 연준이 델타변이 확산에 상황을 지켜볼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물론 화상회의 전환은 상징적 의미가 있습니다. 매들리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벤 에몬스는 “잭슨홀 미팅이 화상으로 개최되는 것은 연준이 델타변이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강하게 줄 것”이라고 했는데요.

하지만 화상개최 자체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실제 남부 주는 일단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는 꺾인 상태입니다. 이달 준순 하루 평균 2만9,000명 대까지 치솟았던 플로리다주의 경우 현재 2만3,000명 대로 내려왔습니다. 그래프로도 꺾인 추세가 보이는데요. 스콧 고틀립 전 FDA 국장은 “남부지역에서의 델타변이에 따른 코로나19는 피크를 지난 것 같다”고 했습니다.

다만, 학교 문을 다시 열면 환자 수가 급증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델타변이에 감염되는 사례가 전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필요한 게 시간입니다. 현재 기준으로 9월 FOMC 때 테이퍼링 개시를 발표할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그 전까지 몇 주 간 델타변이 상황을 좀더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는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는 모호한 메시지만 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월가에서 흘러나옵니다.

“기업, 내년까지 완전한 복귀 불가…11월에 테이퍼링 못할 것이라는 전망 갈수록 늘어”


주말을 지나 월요일에 등장한 전문가들도 연준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는데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이날 CNBC에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본다. 코로나는 사라지지 않고 우리와 함께 할 것이며 기업들은 최소한 내년까지 완전한 복귀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델타변이에 따른 코로나19 확산이 성장세를 낮추고 있어 시장은 점점 11월에 연준이 테이퍼링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른 이들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라보뱅크의 전략가 리처드 맥과이어와 린 그라함 테일러는 “최근 미국의 고용지표가 강하게 나오고 있지만 델타변이의 위협에 파월 의장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테이퍼링에 앞선 정보보다는 테이퍼링이 계속 논의될 것이라는 인식”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모호함만을 남길 수 있다는 예상이 월가에서 흘러나온다. /로이터연합뉴스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의 톰 디 갈로마는 “7월 FOMC 의사록을 분석한 결과 우리는 연준이 잭슨홀에서 테이퍼링을 발표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11월이나 12월에 공식화할 것”이라고 했고,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겐은 “투자자들은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의 어떠한 암시를 기다리고 있지만 우리는 파월 의장이 정책 유연성을 위한 모호성을 남겨둘 것으로 본다"며 “이는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걱정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날 개별적으로 알아본 금융권 관계자들의 반응도 비슷했는데요.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에 관한) 결정적인 단서나 얘기는 안 할 가능성이 높다”며 “델타변이 때문에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연준 입장에서는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반면 스티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린제이 피에그자는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이 구체적인 내용을 거의 제시하지 않을 것이며 델타변이가 경기둔화로 이어질 때를 대비해 충분히 모호함을 남길 것”이라면서도 “테이퍼링의 예상되는 경로에 대한 힌트를 줄 것 같다. 잠재적으로는 큰 힌트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무디스 “테이퍼링, 아마도 올해거나 아니거나”…UBS “7월 의사록에도 테이퍼링 임박 안 해”


이번에는 주요 기관의 리포트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7월 FOMC 의사록이 나온 이후 무디스 애널리틱스와 UBS가 테이퍼링에 관한 얘기를 했는데요. 조기 테이퍼링은 힘들지 않겠느냐는 내용입니다.

최근 무디스는 테이퍼링이 아마 올해 시작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분석 보고서를 내놓았는데요. 무디스는 “7월 FOMC 의사록에도 우리의 테이퍼링 관련 전망은 바뀌지 않았다”며 “우리는 여전히 2022년 1월에 테이퍼링이 개시될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다만, 8월 고용보고서에 따라 더 앞당겨 질 수 있다는 게 무디스의 판단인데요. 이들은 연준의 테이퍼링 계획 공식 발표를 올 4분기로 보고 있습니다. 역산하면 잭슨홀 미팅은 그냥 지나갈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UBS 로고


UBS의 판단도 큰 틀에서 비슷합니다. UBS는 12월에 공식발표, 1월부터 축소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UBS는 “7월 FOMC 이후 연준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일들이 많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UBS는 크게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증가 △향후 인플레이션 하락 △파월 의장, 조기 긴축 바라지 않음 등을 근거로 들었는데요. 델타변이 확산은 리스크를 키우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피크를 찍고 이제 내려가기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잦아들면 연준의 부담은 크게 감소하는데요. 파월 의장이 여전히 “코로나19가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한 것을 보면 그가 조기 긴축을 원하지 않는다고 UBS는 판단합니다.

어쨌든 금요일 상황을 지켜봐야겠습니다. 파월 의장이 큰 힌트를 줄 수도 안 줄 수도 있는데 지난 주 초반 상황과 달리 지금은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점차 퍼지고 있다는 점, 알고 있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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