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하는 미 수송기가 착륙한 직후 화물칸에서 태어난 여아의 이름이 '리치(Reach)'로 붙여졌다. 아기가 태어난 미 C-17 수송기의 코드명 '리치 828(Reach 828)'에서 본뜬 이름이다.
26일 AP, AFP통신에 따르면 카불공항에서 미 수송기를 타고 탈출한 아프간 임신부는 수송기가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 착륙한 직후 여아를 출산했다. 임신부는 비행 도중 진통이 시작됐으며, 착륙하자마자 미 공군 의료진이 투입된 가운데 수송기 화물칸에서 아기를 낳았다.
당시 미 공군은 트위터를 통해 "비행 고도가 8,534m에 이르러 기내 기압이 떨어지자 응급상황이 벌어졌다. 긴급히 비행 고도를 낮췄고, 그 덕분에 임신부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출산 소식을 전했다.
아기와 엄마는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다른 아프간 난민들과 함께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날 토드 월터스 미 유럽사령부 사령관이 밝혔다. 월터스 사령관은 "아기의 이름이 리치로 붙여졌다"며 "아프간 가족을 안전하게 데려온 수송기의 코드명이 리치 828이다. 아기 부모님이 코드명을 본떠 이름을 짓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 공군은 군용기 코드명으로 관제탑과 송신하는데, C-17 수송기는 통상 '리치'라는 명칭 뒤에 숫자를 붙여서 쓴다.
월터스 사령관은 "리치라는 이름의 소녀가 미국 시민이 되고, 나중에 미군 전투기를 조종하는 모습을 보는게 내 꿈"며 "람슈타인 기지에 (아프간) 임신부들이 도착한 뒤 지역 의료센터에서 두 명의 아기가 더 태어났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