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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카드 꺼낸 野...언론법 공동 전선 펼치나

김기현 "저지위해 무제한 토론 요구"

국민의당·정의당과 연대투쟁 무게

강제 종료땐 헌재에 위헌심판 청구

김기현 (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성형주 기자




범여권이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야권이 ‘총력 저지’를 선언하면서 국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민의힘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낸 가운데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강경 투쟁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범야권이 공동전선을 구축해 ‘입법 독주’를 강행하는 범여권과 정면 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언론중재법을 거론하며 “더불어민주당은 어제 새벽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단독 소집해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쟁점 법안을 독단적으로 강행 처리했다”며 “명백하게 반헌법적인 자유 박탈 법안인 ‘언론 재갈법’은 절대다수의 언론과 시민 단체, 국제사회가 반대하고 있는 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이 법을 저지하기 위해 무제한 토론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필리버스터는 국회법 제106조 2(무제한 토론의 실시)에 따라 합법적으로 의사 진행을 막는 원내 투쟁 방식이다. 쟁점 법안에 대해 의원 한 명이 회기가 변경되지 않은 한 무제한 토론을 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범야권인 국민의당·정의당과 연대해 릴레이 필리버스터로 투쟁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 사위가 태국 항공사의 고위 간부로 특혜 취업을 했다는 폭로 기사를 두 번 다시 보기 어렵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느낌이 든다”며 “민주당은 언론중재법을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도 언론 단체들과 함께 지난 24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주를 멈추고 사회적 합의에 나서라”고 요구한 바 있다.

다만 범야권이 필리버스터 공동전선으로 맞서도 법안 통과를 늦출 뿐 막지는 못하는 한계가 있다. 국회법상 본회의 회기가 변경되거나 재적 의원 3분의 1(100명) 이상이 서명해 국회의장에게 종결 동의서를 신청한 뒤 24시간이 지나 5분의 3(180석)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가 강제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8월 국회의 회기는 31일이고 범여권의 의석수는 180석을 웃돈다. 김 원내대표는 이를 대비해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 심판 청구와 위헌 심판 청구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돼도 헌재에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위헌성에 대한 판단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범야권이 언론중재법을 막기 위한 공동전선조차 구축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당은 최근 국민의힘과 합당 무산을 두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비판하고 있다. 정의당도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제기된 국민의힘 의원들의 현행법 위반 의혹을 비판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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