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박용진 의원은 26일 강성 지지층을 두고 서로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박 의원이 이 전 대표를 향해 친문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봤다고 지적하자 이 전 대표는 이른바 '문자폭탄'이 친문만의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와 박 의원은 이날 밤 9시부터 약 75분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일대일 끝장토론에서 공방을 주고 받았다. 박 의원은 문자폭탄을 경험했던 일을 들어 “우리의 강력한 지지층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말씀드리고 설득하려고 노력하고 일관되게 소신있게 이야기하는 것도 정치인의 중요한 덕목”이라고 운을 땠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께 아쉬운 점은 우리당의 강성 지지층, 또는 주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하시기만 하고 설득을 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서 끌고 간 적 없이 눈치 보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문자폭탄이나 과격한 비난이 어느 한 방향만은 아니라는 것을 전제했으면 좋겠다”며 "흔히 언론이 문제삼는 것은 이른바 주류나 친이 무엇이라고 하는 쪽으로 문제삼는데 그에 반대되는 분들도 간단치 않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저도 (문자폭탄을) 엄청나게 많이 받았다. 제 인생 전체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처럼"이라며 "그러니까 제가 어느 한 쪽만 어떻게 할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나 선입견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은 참는 것도 직업"이라며 "대신에 문자폭탄 보내는 강력한 지지층들도 절제하는 데서 더 에너지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달라"고 조언했다.
언론중재법, 이낙연 “시작은 해둬야”vs박용진 “교각살우·개혁의 부메랑 우려”
이 전 대표와 박 의원은 최근 논란이 커지고 있는 언론중재법과 관련해서도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이 전 대표는 "언론도 때로는 폭력일 수 있다"며 "그로부터 일반 시민을 보호하는 언론 피해를 구제하는 역사의 시작으로 본다면 시작은 해두는 게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론 할 수 있는 보완 장치는 병행해야 하겠지만 지금 놓치면 이런 국민적 에너지가 또 모이기 어려울지 모른다"고 당 지도부의 언론중재법 강행을 지지했다.
반면 박 의원은 "교각살우, 개혁의 부메랑이 될 수 있다"며 "비판과 견제 기능을 위축시키면 사회 전체의 개혁을 바라는 민주당의 뜻과 달리 탈이 나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이어 "야당이 오히려 우리의 강행 처리를 기다릴 수 있다"며 "정치는 시소게임처럼 내가 힘껏 누르면 상대만 붕 떠 재미를 본다. 지도부는 시간을 더 가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부동산해법, 이낙연 “250만호 공급 차질없이 시행”vs박용진 “가치성장주택모델”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해법을 내놨다. 이 전 대표는 "우선 문재인 정부의 250만호 공급 계획이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한다"며 "최근 청년 1인 가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전용주택을 더 공급해야 한다. 주거 복지와 관련해선 최저주거기준을 4.5평에서 8.5평까지 단계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공언했다.
박 의원은 "우리 정부가 계속해서 집을 갖는 것에 대해 잘못된 것처럼 보이게 하고 좋은 곳에서 좋은 집을 가지려는 사람들을 규제 대상으로 생각하려는 모습이 상당히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요한 곳에 좋은 집을 충분히 공급하는 전략을 쓰겠다"며 "집을 사고 싶은데 돈이 없는 분들을 위한 '가치성장주택모델'과 더불어 집을 가질 필요가 없는 분들을 위해서는 임대정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1대1 토론을 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민주당 자체적인 1대1 토론은 다음달 1일 오마이TV 주관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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