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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여학생, 공부할 권리 있지만…남학생과 같은 교실은 안돼"

교육장관 대행 "이슬람적인 교육" 외치면서도 인권차별 시사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29일(현지시간) 압둘 바키 하카니 탈레반 고등교육부장관 대행이 전통 부족 원로회의인 ‘로야 지르가(Loya Jirga)’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정상 국가' 건설을 외치는 탈레반의 고등교육부 장관 대행이 "여학생도 공부할 권리가 있지만, 남학생과 교실은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30일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탈레반 고등교육부장관 대행 압둘 바키 하카니는 "아프간 국민은 남녀 혼합 없이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고등 교육을 계속 받을 것"이라고 전날 발언했다. 그는 아프간 전통 부족 원로회의인 ‘로야 지르가(Loya Jirga)’에 참석해 "탈레반은 이슬람, 국가, 역사적 가치에 부합하는 합리적이고 이슬람적인 교육과정을 만들어 다른 나라와 경쟁하길 원한다"고 발표했다.

하카니 장관 대행은 같은 날 대학 관계자들과 만남에서도 "아프간 여학생들에게 공부할 권리가 있지만, 남학생과 같은 교실은 안된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대학교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중·고등학교에서도 남녀 교실을 분리하기로 했다. 그는 "교육 부문의 지난 20년간 성과를 이어갈 것"이라며 "대학교 강의를 곧 시작할 것이고, 교수·강사 등 급여도 지급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탈레반은 과거 5년 통치(1996∼2001년) 시절 여성 인권을 탄압한 바 있다. 당시 여성들은 교육·일할 기회를 빼앗기고,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 없이는 외출이 불가능했으며 강제 결혼도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탈레반 지도부는 재집권 후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며 "여성도 정부에서 같이 일하자"고 유화적 메시지를 내놨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부르카를 입지 않고 외출한 여성을 총살하고, 광고 간판의 여성 얼굴을 검게 덧칠했다. 이에, 탈레반 고등교육장관 대행의 '여학생도 공부할 권리' 발언이 제대로 지켜질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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