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국 법무부 차관의 이른바 ‘황제 우산 의전’ 논란과 관련해 방송인 김어준씨가 “황제 의전 아닌 기자 갑질”이라고 평가했다.
김씨는 31일 자신이 진행을 맡고 있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화면을 위해 그 직원을 뒤로 가라고, 더 앉으라 요구해서 무릎을 꿇게 만든 건 기자들이다. 이게 어떻게 황제 의전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애초 실내 브리핑이 기자단 수가 50명을 넘기자 실외로 장소가 변경됐다"며 "마침 쏟아지던 비에 우산을 들고 있던 강 차관은 우산을 든 채 다른 한 손으로 몇 장에 걸친 문건을 넘기기 어렵자 한 법무부 직원에게 우산을 넘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 직원이 강 차관 바로 옆에서 카메라에 잡히는 게 거슬린 기자들이 직원에게 뒤로 가라고 요구한다"며 "그래서 강 차관 뒤에서 우산을 들고 있던 직원의 손이 카메라에 잡히자 앉으라고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씨는 "우산을 들고 쭈그리고 앉게 된 직원은 브리핑이 계속되자 불안정한 자세 때문에 무릎을 꿇게 된다"며 "그 직원이 옆에 서있건, 우산을 잡은 손이 화면에 잡히건, 그냥 진행하면 문제없었을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장면을 보고 기자들이 일으켜 세웠으면 된다. 누구하나 일으켜 세우나"라며 "강 차관은 무릎을 꿇고 있었는지 어떻게 서있었는지 알지도 못한다. 보이지도 않는다. 앞으로 보고 있으니까"라고 했다.
김씨는 "화면을 위해서 뒤로 가라 앞으로 가라 하다가 무릎을 꿇게 했다. 그걸 옆에서 찍어놓고 황제 의전이라고 기사를 내면 어떡하나"라며"기자 갑질이다. 이런 일이 있으면 기자들이 화면을 위해 비오는데 말단 공무원의 무릎을 꿇게 하지 말자고 결의를 해야 한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 27일 강 차관은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한국 협력 아프간인 정착 지원 관련 브리핑'을 진행했다. 당시 비가 내리는 현장에서 법무차관 수행비서가 강 차관 뒤에서 아스팔트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양손으로 우산을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잡혀 논란의 중심에 섰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