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과 류준열이 의기투합한 ‘인간실격’의 첫 방송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무거운 드라마도 호소력 짙은 연기를 선보여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었던 전도연과 류준열이 이번 작품을 통해 기존과 다른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JTBC 새 주말드라마 ‘인간실격’은 빛의 인생을 살아가길 원했던 사람들이 문득 아무것도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어둠 앞에 내몰리는 이야기, 무엇인가 되려고 했던 사람들이 그들의 바람과 달리 아무것도 되지 못했을 때를 그린다. 영화 ‘천문’, ‘덕혜옹주’,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킨 한국 멜로 영화의 거장 허진호 감독과 영화 ‘소원’,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건축학개론’의 김지혜 작가가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지혜 작가는 “대본을 접한 분들에게 기존 드라마의 공식을 하나도 따르지 않은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허공에서 등장인물들이 불러주는 대로 작업했다. 부정(전도연)과 강재(류준열)가 어디서 어떻게 만나 무슨 대화를 나누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빛과 어둠의 인생 중 사람들이 선택하지 않을 어둠의 인생을 살아가는 부정과 강재가 인간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보여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그리는 드라마는 지금까지 꾸준히 나왔다. 현재 방영 중인 tvN 수목드라마 ‘더 로드:1의 비극’ 또한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그린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 한다. ‘더 로드:1의 비극’은 겉으로 보기에 화려한 이들에게 잠식된 내면을 보여주는 드라마다. 이는 어떤 사건으로 인해,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며 점철된 죄의식, 상실감 등의 내면이 서서히 밝혀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인간실격’은 주인공이 자의로 먼저 무엇인가 되지 못했다는, 무엇인가 될 수 없음을 깨닫는 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지닌다. 타 작품과 출발선이 다른 ‘인간실격’은 규정된 특정한 자격에서 실격됐다고 생각해 상실, 고독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결국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의 여정을 그릴 전망이다.
호소력 짙은 연기를 선보였던 전도연과 청춘들의 삶을 대변해온 류준열이 출연한다는 점도 기대를 높이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캐릭터로 분했던 ‘굿와이프’부터 ‘생일’, ‘집으로 가는 길’ 등 내면 연기 장인의 면모를 선보였던 전도연은 부정을 연기한다. 그는 인간이 느끼는 풍부한 감정들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전도연과 함께 감정선을 그리는 류준열은 전작 ‘리틀 포레스트’, ‘돈’ 등과 같이 청춘들의 마음을 얘기한다. 제작발표회를 통해 “기존에 맡았던 역할들은 성장하는 모습이 중점이었지만, 이번 작품은 자신의 믿음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을 때 느끼는 외로움, 쓸쓸함을 그린다”고 전한 만큼 어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다.
‘인간실격’은 기존 금토·토요드라마에서 주말드라마로 편성전략을 바꾼 JTBC의 야심작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이는 “달라진 주말 저녁 생활 패턴을 반영해 최적의 시간대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힌 JTBC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주말드라마다.
앞서 JTBC는 금토드라마 ‘스카이캐슬’, ‘부부의 세계’ 등을 통해 시청률 20%(닐슨코리아/전국 유료)가 넘는 성공적인 흥행 성적을 보여줬다. 그러나 ‘부부의 세계’의 바통을 이어받은 ‘우아한 친구들’, ‘경우의 수’, ‘언더커버’, ‘알고 있지만’ 등은 한 자릿수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을 냈다. 그동안 금토·토요드라마를 고수해온 JTBC가 내세운 편성전략이 ‘인간실격’과 만나 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JTBC ‘인간실격’은 오는 4일 밤 10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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