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군사위원회가 2일 기밀 정보를 공유하는 ‘파이브아이스(Five Eyes)’에 한국 등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긴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켰다. 군사위는 중국과 러시아를 주된 위협으로 거론하면서 “(파이브아이스) 기존 참여국뿐 아니라 같은 생각을 가진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의 신뢰 범위를 넓혀야 한다”며 한국·일본·인도·독일 등 4개국을 참가 대상국으로 지목했다. 1순위 후보군으로 꼽은 한국 등과의 동맹 강화를 통해 중국 포위망 구축에 나서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아프간 철군을 완료한 후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미중 패권 전선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은 한국의 파이브아이스 참여를 막기 위해 ‘경제 보복’ 위협 카드 등 온갖 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소식통은 “중국이 파이브아이스에 극도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국과 일본의 참여를 저지하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운 회색 외교로는 더 이상 대처하기 어렵다. 미국은 자유와 인권 등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있으며 6·25 전쟁 때는 함께 피 흘려 싸운 혈맹이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전략산업으로 협력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우리가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의 경쟁력을 키우고 북핵 폐기 등 주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치 동맹과의 공조는 숙명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계속 눈치를 보면 중국은 한국을 더 만만하게 보려고 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누가 진정한 동맹이고 친구인지 분명히 밝히면서 중심을 잡아야 주변국들이 도발하거나 우리를 위협할 수 없다. 미중 사이의 줄타기 외교에서 벗어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지속 발전시키기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잘못된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 협력)’ 논리에서도 벗어나 대중국 교역·투자 의존도를 대폭 줄여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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