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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월 만에 통산 11승…돌아온 '승부사' 강경남

KPGA 비즈플레이 전자신문오픈 최종

1차 연장전 버디…현역 선수 최다승

허인회·문경준·박상현 이어 '부활' 러시

‘18번홀 칩샷 버디’ 옥태훈 첫승 무산

강경남이 5일 비즈플레이 전자신문오픈에서 연장전 버디로 우승을 차지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 제공=KPGA




2010년을 전후해 강경남(38·유영제약)은 김경태(36), 배상문(36)과 함께 트로이카를 형성하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흥행을 이끌었다. 그 중에서도 강경남은 공격적인 플레이와 한 번 물면 놓치지 않는 근성을 앞세워 ‘승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역대 9명 밖에 되지 않는 두 자릿수 통산 우승자 클럽 멤버이기도 한 강경남이지만 군 복무 공백과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 일본 무대 병행 등으로 한동안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5차례 톱10 입상으로 상금 랭킹 15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그는 마침내 50개월 만에 ‘우승 포효’와 함께 왕좌에 복귀했다.

강경남은 5일 전남 나주의 해피니스CC(파72)에서 열린 KPGA 투어 비즈플레이 전자신문오픈(총상금 6억 원)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였다. 옥태훈(23)과 나란히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친 그는 첫 번째 연장 승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2017년 7월 진주저축은행 카이도 남자오픈 이후 4년 2개월 만에 거둔 투어 통산 11승째로, KPGA 투어 현역 선수 중 최다승이다. 전체로는 최윤수와 함께 공동 7위에 해당한다. 통산 다승 1위는 43승의 최상호, 2위는 20승의 박남신이다. 현역 가운데서는 강경남에 이어 박상현(38)과 배상문이 나란히 9승을 기록 중이다.

최종 라운드 1번 홀 드라이버 샷 하는 강경남. /사진 제공=KPGA




마지막 반전까지 숨은 명승부였다. 2위 옥태훈에 2타 앞선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강경남은 2번과 4번, 11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이 때까지 역시 3타를 줄인 옥태훈과의 거리를 2타 차로 유지했다. 하지만 14번 홀(파4)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적어내면서 1타 차 추격을 허용했다.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페이드를 구사한 두 번째 샷이 그대로 왼쪽으로 향해 카트도로를 맞고 러프에 떨어진 탓에 3온 2퍼트로 1타를 잃었다. 17번 홀(파5)에서는 맞대결한 옥태훈이 먼저 버디를 잡아 잠시 공동 선두를 허용했으나 강경남은 3m 남짓한 만만찮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다시 1타 차 선두를 되찾았다. 18번 홀(파4)에서는 옥태훈이 그린 밖에서 친 칩샷을 버디로 연결해 공동 선두로 올라서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상대의 일격에 주춤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승부사’ 강경남은 강심장이었다. 18번 홀에서 치러진 1차 연장전에서 강경남은 두 번째 샷을 홀 2.5m에 붙였고, 옥태훈의 5m 버디 퍼트가 홀에 미치지 못하자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올 시즌 KPGA 투어 11번째 대회에서 처음 나온 연장 승부의 승자가 됐다. 우승 상금은 1억 2,000만 원이다. 2013년 해피니스 광주은행 오픈 우승에 이어 해피니스CC와 좋은 인연을 이어갔다. 강경남의 우승으로 최근 6년 만에 승수를 추가한 허인회와 문경준, 3년 만에 정상을 다시 밟은 박상현과 함께 올 시즌 KPGA 투어에서는 중견들의 ‘부활’도 이어졌다.

드라이버 샷 하는 옥태훈. /사진 제공=KPGA


2018년 데뷔한 옥태훈은 ‘첫 우승 드라마’를 완성하지 못했지만 마지막 홀 멋진 칩샷 버디로 이름 석 자를 알렸다. 조민규(33)가 17언더파로 3위를 차지했고, 시즌 상금·대상 포인트·평균 타수 1위를 달리는 김주형(19)은 박상현과 함께 공동 4위(16언더파)로 마무리했다.

강경남은 “10승 뒤 우승이 없어 마음 고생이 많았는데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옥태훈의 18번 홀 칩인 버디 상황에 대해 “위치가 좋아 들어갈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한 그는 이어 “연장전 버디 퍼트 때는 이런 중압감 속에서 10번 우승한 경험을 믿고 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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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골프팀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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