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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현장] '보이스' 리얼함에 소름 끼친다…韓 최초 보이스피싱 백신 영화(종합)

6일 서울 용산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보이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배우 변요한, 김희원, 박명훈, 이주영, 김선과 김곡 감독이 참석했다. / 사진=CJ ENM 제공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체를 알 수 없는 범죄, 보이스피싱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다. 치밀하게 짜인 이야기와 몰입도 높이는 배우들의 연기, 온몸을 던진 리얼 액션이 합해져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다. 가상이 아닌 실제 일어나는 이야기라는 점은 더욱더 소름 돋게 만든다.

6일 서울 용산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보이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배우 변요한, 김무열, 김희원, 박명훈, 이주영과 김선, 김곡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이스'는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리얼범죄액션 영화로,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해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은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보이스피싱 세계의 최심부로 들어간다.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를 찾기 위해 보이스피싱 본거지를 찾는 설정도 흥미를 이끈다. 김선, 김곡 감독은 복잡하고 광범위한 보이스피싱 범죄를 다루기 위해 철저한 사전조사를 거쳤다. 지능범죄수사대를 비롯해 은행 관계자, 금융감독원 보이스피싱 전담반, 실제 피해자를 인터뷰하고 논문과 책 등을 참고했다.

김곡 감독은 "보이스 피싱은 현재 이 영화에 담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수법이 개발됐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실체조차 다 파악하지 못한 범죄라 미술이라던가 여러 가지 영화 연출을 하면서 애를 많이 먹었다"며 "검거 당시의 사진 몇 컷이나 정보 몇 가지들 통해 상상으로 구현됐다. 영화적 상상력이 가미돼서 만들었지만 실제가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산 감독 역시 "보이스피싱이 대한민국에 만연한 범죄이고 많은 이들이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아봤음에도 영화적으로 풀어내기 쉽지 않았다. 실체가 많이 드러나지 않고 본거지 내부 디테일을 아직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도움을 많이 받아 연구하고 디테일하게 녹아내려고 했다.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힐링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했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선, 김곡 감독은 가해자들을 쫒고 추격하는 것에서 통쾌함을 선사하고, 보이스피싱의 치밀함을 보여주면서 경감식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김곡 감독은 "이 순간에도 과거가 아닌 현재로 진행되고 있는 범죄라서 아무리 영화라도 리얼함에 주안점을 둬야 했다. 공간 연출과 미술 등에 리얼함에 근거를 두고 연출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영화를 처음 봤다는 김희원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굉장히 복잡한데 액기스만 모인 것 같다. 마음 아프고 큰 문제 있는 범죄인데 의미있게 다룬것 같다"고 만족해 했다. 박명훈은 "영화를 보고 깜짝 놀랐다. 경각심도 느꼈다"며 "많은 분들에게 보이스피싱 백신 예방 영화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변요한 / 사진=CJ ENM 제공


배우들의 리얼 액션 또한 가장 공들인 부분이다.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범죄임을 강조하기 위해 환풍구나 승강기 통로 등 좁은 공간 안에서 격렬하고 재미있게 일어날 수 있는 액션들이 주를 이룬다. 변요한은 액션팀들이 놀랄 정도로 직접 대부분의 액션 연기를 소화했다. 변요한은 "전재형 무술감독님이 호랑이었다. 스파르타로 훈련해서 최대한 계획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액션 시퀀스를 만들어 주셨고, 소화할 수 있게 기초 체력을 다졌다"며 "리얼 액션이기 때문에 진흙탕처럼 징글징글하게 싸우는 시퀀스였다. 현장에서는 오히려 부상이나 어떤 위험성이 없을 수 있게 세팅이 잘 돼있었다"고 말했다.

변요한은 피해자들의 아픔을 대변하는 서준 역을 연기하기 위해 처절하고 대범한 모습에 집중했다. 그는 "어떠한 역할을 만나면 그 인물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이번 대본은 좀 달랐다"며 "피해자를 만나 그 고통스러운 아픈 이야기를 듣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배우라고 해도 그런 이야기를 듣고 마치 내가 그 고통을 다 아는 것처럼 연기하는 건 자만하고 잘못된 보도 의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본에 쓰여 있는 아픔만큼만 연기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김무열은 보이스피싱의 본거지 기획실 총책 곽프로 역을 맡아 극악무도한 악인으로 거듭났다. 그는 "제작진과 감독님이 방대한 자료 조사를 해주셔서 그걸 기반으로 공부했다. 밝혀지지 않은 가해자들과 상상이 가미된 캐릭터여서 사전에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캐릭터 구축을 더 풍성하게 했다"며 "변요한은 액션스쿨에서 살았다면 나는 감독님들을 많이 만나면서 상상력을 많이 넣었다. 그 과정에서 나의 의견을 감독님들께서 많이 수렴해 주셔서 많은 사람들의 상상력이 가미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무열 / 사진=CJ ENM 제공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이규호를 연기한 김희원은 카리스마로 시선을 압도했다. 그는 "사이버 수사대 형사님과 대화하기도 하고, 주로 감독님과 대화했다. 완전 리얼한 현실에서는 보이스피싱 실상 근처에 갈 수 없어서 굉장히 애로사항이 많았다"며 "피해자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형사로서 가해자들을 잡는다는 마음보다 형사들도 똑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잡고 있다는 걸 생각했다. '여러분들 잘못이 아니다'라는 마지막 대사가 좋았다"고 연기 주안점을 설명했다.

박명훈은 '기생충'에 이어 '보이스'에서도 신 스틸러로 활약했다. 그는 보이스피싱 콜센터의 절대적 감시자 천본부장 역을 맡아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특히 외적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꾀한 그는 "콜센터 본거지의 한 부분이고 싶었다. 국적이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머리부터 의상에 신경썼다"며 "이 인물을 궁금하게 만들고 싶었다. 혼자 결정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변요한, 김무열과 감독님에게 의견을 물어보기도 했다"고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이주영은 보이스피싱 네트워크에 침투하는 블랙해커 깡칠 역을 맡아 서준의 조력자 역할을 했다. 그는 콜센터 본거지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서울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이날 영화를 처음으로 시사했다는 그는 "내가 나온다는 걸 까먹고 보고 있었다. 깜짝 놀랄 정도로 몰입도가 높았다"먀 "정말 현실감 있고, 공포 영화인가 싶을 정도로 묘사 같은 것들이 인상 깊어서 관객 입장으로 재밌게 봤다"고 강조했다.

'보이스'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다. 추석 대목이라고도 불리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줄어든 상황. 변요한은 "예전에는 이런 시간이 모두 굉장히 수월하고 계획적으로 진행됐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게 됐다. 가끔씩 가슴이 아프다"며 "우리가 찍은 영화가 용기 있게 나온 게 의미가 있다. 기분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김무열은 "팬데믹에 비대면 범죄가 활개친다고 하더라. 특히 백신 관련 범죄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표적이 되는 분들이 부모님 세대다. 디지털 세대에 익숙치 않은 분들이 노출되어 있고 위험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이스'가 재미적인 것도 있지만 이런 실제 범죄를 다룬 것이라 명절에 가족들이 같이 보면 보이스피싱 백신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추천했다.

김곡 감독은 "다들 너무 힘든 시기다. 영화를 1년 뒤에라도 개봉한 것이 정말 천운이고,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어려운 시기에 개봉한 만큼, 한국 영화계를 다시 정상 체력으로 올릴 수 있는 소중한 한 발이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또 "영화 속에서 '지옥도 우리 편'이라는 대사가 있는데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은 악랄한 사람들이다. 영화적으로나마 그런 나쁜 사람들 다 때려 부수고 싶었다"며 "범죄로 한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니라 범죄에 맞선 영화가 되고 싶었다"고 의미를 되짚었다.

한편 대한민국 최초 보이스피싱 소재 영화 '보이스'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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