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56)이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 수사 결과 그가 여성들을 살해한 이유는 ‘돈 문제’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7일 강씨에게 살인·강도살인·살인예비·사기·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6개 혐의를 적용해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달 31일 살인과 전자장치 부착법 위반 등 2개 혐의로 구속됐지만 이후 수사 과정에서 여죄가 밝혀져 4개 혐의가 추가됐다.
이날 오전 송파경찰서에서 진행된 수사 결과 브리핑에 따르면 강씨의 범행 동기는 '채무 등에서 비롯된 금전 문제'에 있었다. 강씨는 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범행을 결심하고 지난달 25일 취업 과정에서 알게 된 지인에게 "일을 할 때 필요하다"며 차량을 빌렸다. 다음날인 26일엔 오후 송파구 거여동 자택 인근의 한 철물점에서 흉기와 절단기를 구입했다.
강씨는 같은 날 40대 여성 A씨를 자신의 자택으로 데리고 가 오후 6시 20분께 흉기로 억압하고 살해한 후 신용카드를 강취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A씨에게 돈을 빌리려고 했지만 거절당해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강도살인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강씨는 다음날인 8월 27일 A씨의 신용카드로 596만원 상당의 휴대전화를 4대 구입하고 이를 되팔았다. 같은 날 오후 5시 31분께 서울 지하철 5호선 몽촌토성역 인근에서 절단기로 전자발찌를 끊었다.
28일에는 서울역에 렌트했던 차량을 버리고 김포공항까지 도주했다가 50대 여성 B씨를 만났다. 하지만 B씨가 “빌린 돈을 갚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B씨의 차량에서 그를 살해했다.
경찰 관계자는 “1차 살해가 완전히 계획 범죄였던 것에 반해 2차 살해는 금전 문제로 인한 다툼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A씨와 B씨는 모두 강씨가 올해 5월 가출소된 이후 알게 된 관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검사를 의뢰한 결과 성폭행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피해자들이 사망하면서 강씨가 피해자들을 어떻게 유인했는지, 피해자들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등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27일 전자발찌 훼손 후 강씨를 추적하던 경찰과 교정당국은 강씨가 29일 오전 8시께 송파경찰서를 찾아가 “사람을 죽였다”고 자수한 후에야 강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범죄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거지 수색은 법적 근거가 부족했으나 렌터카 수색은 조금 더 철저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다”고 밝혔다. 강씨를 긴급체포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신용카드 및 계좌거래내역 분석, 통화내역 분석, 프로파일러 면담 등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범행 사이 제 3의 여성 C씨를 상대로도 범행을 계획한 것(살인예비)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의사소통 문제로 장소가 엇갈려 실제 만남이 이뤄지지 않아 범행에 이르지는 못했다. 경찰 조사를 받으며 강씨의 범행 시도를 알게 된 C씨는 현재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여성과 강씨가 실제 만났을 경우 살해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고 살인 예비 혐의도 적용했다.
강씨는 이날 오전 송파경찰서 정문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서 '반성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잘못했다"면서도 "성관계 거부해서 목 졸라 살해했다는 언론 보도는 잘못됐다. 돈 때문에 (범행을) 했다"고 말했다. 강씨가 호송차에 호송되던 중 한 남성이 포토라인 안으로 들어와 욕설을 하며 오열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1차 피해자인 A씨의 지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송치 이후에도 강씨의 통화 내역, 출소 이후 행적을 확인하는 등 여죄와 관련된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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