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한 난민이 미군 기지에서 배급받은 열악한 수준의 배급 음식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이 남성의 처지에 공감하며 난민들의 대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지만, "감사해할 줄 알아라"는 식의 비난 댓글도 달렸다.
탈레반이 장악한 카불을 탈출해 미군 수송기로 미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 기지에 꾸려진 임시 수용소에 온 하메드 아흐마디(28)는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군 측으로부터 받은 저녁 식사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스티로폼 용기에 담긴 작은 치킨 조각 몇 개와 소량의 과일이 전부였다. 이런 볼품없는 음식도 배급된 지 12시간이 지나서야 다음 끼니가 나올 정도로 배급 상황이 열악하다고 전했다. 아흐마디는 자신이 불평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난민의 삶의 안전하기는 하지만 쉽거나 호락호락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적었다.
그가 올린 저녁 식사 사진에 대해 트위터에서는 지지와 비난의 의견이 동시에 쏟아졌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당신은 충분히 불만을 제기할 만하다. 이 음식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수준이다. 난민들은 권리가 있다. 이렇게 적게 먹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한 네티즌은 "미국은 그의 조국(아프간)을 날려버리는데 2조7,000억달러를 썼으면서 이 사람에게 질 좋은 음식을 주는 데에는 10달러도 쓰지 못한다"라고 비난했다.
반면 캐나다 콩코르디아 대학의 개드 사드 교수는 트위터 댓글에 "감사를 표하는 것은 어떤가, 고마워하고 겸손해라. 당신에게 빚진 사람은 없다. 나도 레바논 출신 난민이지만 나는 항상 고마워한다"라고 말했다. 영국의 온라인매체 웨일스온라인에 따르면, 텍사스주 엘파소의 포트 블리스 기지에는 현재 4,000명의 아프간인들이 수용돼 있다. 아흐마디가 머무는 텐트에만 70명의 아프간인이 비좁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아흐마디는 사진을 올린 뒤 난민들에 대한 처우 개선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6일 트위터에서 미군 관계자와 여러 차례 회의를 했다면서 "음식, 안전, 위생 문제 등에 있어서 소통 채널을 만들기로 했고 실제로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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