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막 지역에 4,000억달러(460조원)를 투입해 인구 500만명의 신도시를 건립하는 사업이 민간인 주도로 추진된다.
CNN방송은 월마트 임원을 지낸 억만장자 마크 로어가 지속 가능한 대도시 '텔로사'(Telosa) 계획을 발표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크 로어는 이를 디자인할 세계적 건축사무소로 비야케잉겔스그룹(BIG)을 지정했다.
도시 이름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고유 또는 그 이상의 목적이라는 뜻으로 사용한 '텔로스'(Telos)에서 따왔다. 텔로사는 일본 도쿄의 청결함, 미국 뉴욕의 다양성, 스웨덴 스톡홀름의 사회적 서비스를 추구한다. BIG 설립자인 비야케 잉겔스는 텔로사가 스칸디나비아 문화의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관리’에다 미국적 문화인 ‘자유와 기회’를 구현하는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높였다.
이 도시의 면적은 15만 에이커(607㎢)로, 605.2㎢인 서울과 거의 비슷하다. 텔로사는 친환경적 건축, 지속 가능한 에너지 생산, 가뭄을 견뎌낼 수 있는 수도 시스템 등을 갖춘 대도시를 목표로 한다. 또 주민이 직장과 학교, 각종 생활편의시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15분 도시'를 표방한다.
텔로사 웹사이트에 올라온 조감도에서 녹지로 뒤덮인 주거용 건물과 넓은 공터를 볼 수 있다. 화석연료 자동차가 금지된 도시 안에서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 도시의 표상과도 같은 '이퀴티즘 타워'(Equitism Tower)는 높은 저수지, 수기경(水氣耕) 재배 농장, 태양광 발전 지붕 등을 갖추고 있다.
CNN은 이 도시를 건립할 지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네바다, 유타, 아이다호, 애리조나, 텍사스 주와 애팔래치아 지역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40년이 소요되는 이 사업의 1단계는 최종 목표의 100분의 1인 1,500에이커에 250억 달러를 들여 5만 명이 거주할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건립 비용은 민간 투자, 독지가 기부, 정부 보조금 등을 재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기획자들은 혁신적 도시 설계 외에도 투명한 관리방식을 약속했다. '사회를 위한 새 모델'이라 부르는 이 방식은 주민이 의사결정과 예산 수립 과정에 참여하고, 토지 공동 소유권을 갖는다.
한편 이 사업을 추진하는 로어는 '제트닷컴'을 설립해 월마트에 판 뒤 2016년 월마트의 미국 전자상거래 부문 대표로 합류했다. 그는 올 초 월마트에서 퇴사하면서 '미래의 도시' 건설 의지를 보였다. 그는 “자본주의에 중대한 결함이 있고 상당 부분은 토지 소유권에 기인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