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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럽 전력대란…원전은 이제 선택 사항이 아니다


아일랜드 풍력발전량이 급감하자 유럽 전역에서 전력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아일랜드는 풍부한 해상 발전을 바탕으로 인근 국가에 전력을 수출해왔는데 최근 풍속이 약화되면서 급격한 전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화력발전용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8일 영국의 순간 전력 가격이 평상시의 6~7배 수준인 메가와트시(MWh)당 2,300파운드(약 370만 원)까지 치솟았다. 신재생에너지의 취약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생태전환부 장관은 1일 “4세대 원전 기술을 도입하자”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유럽의 전력대란 사태는 탈(脫)원전을 밀어붙인 한국에도 타산지석이 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을 외치면서 전기료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멀쩡한 원전을 멈춰 세우기 위해 원전 경제성 평가를 조작하는 등 온갖 무리수를 뒀고 관련 공무원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탈원전 오기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탈원전을 밀어붙이느라 값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늘어나며 연료비 기준이 되는 계통한계가격이 1년 새 50% 가까이 뛰었다. 연료비가 오른 만큼 전기 요금을 올리게 돼 있지만 2분기와 3분기에는 서민 부담을 이유로 동결했다. 연료비 인상분을 전기 요금에 반영하지 못한 한국전력은 2분기 7,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이달 하순 4분기 전기 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현 정부가 내년 3월 대선을 의식해 인상을 미룰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한전의 부실은 언젠가는 국민의 큰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탈원전의 망령에서 벗어나 나라의 백년대계를 위한 에너지 믹스 정책을 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원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 에너지가 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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