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해 “민주주의가 작동할 수 없다고 믿는 독재자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11일(현지 시간) 백악관이 언론에 배포한 녹취록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01년 9·11 테러 20주년을 맞아 당시 납치된 비행기가 추락한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일 시 주석과 통화하고, 지난 6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면 정상회담을 한 사실을 상기했다. 그러면서 “21세기에 민주주의가 작동할 수 없다고 진정으로 믿는 독재자가 많이 있다”며 “농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들은 세계가 너무 빨리 변하고 국민이 너무 분열돼 있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합의를 얻기 위해 국민을 하나로 모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이에)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이들이 독재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민주주의의 작동을)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라며 “우리는 이를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미중 정상이 7개월 만에 90분간에 걸쳐 ‘깜짝’ 전화 통화를 가진 뒤 나온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시 백악관은 “두 정상이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양국의 책임을 논의했다”고 밝혀 양국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 보였는데, 이번 발언은 이런 분위기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말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완료하며 20년 된 아프간전을 종식한 데 대해 테러를 벌인 알카에다를 격퇴하고 수괴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후 미군이 철수했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또 미국인의 70%는 아프간에서 떠날 때라고 생각한다며 철군을 옹호하면서도 “그들은 우리가 빠져나온 방식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빠져나올지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일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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